호텔비 걱정하던 테니스 선수, 9억원 잭팟

2026-10-21 07:32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호텔 숙박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폴란드 여자 테니스 선수 마야 흐발린스카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약 9억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국제 무대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면서 그의 반전 드라마가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스포츠 매체 더 스코어는 지난 18일(한국시간) 흐발린스카가 중국 우한에서 열린 우한 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영국의 소네이 카르탈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흐발린스카는 여자프로테니스(WTA) 1000시리즈 대회 결승에서 카르탈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2-1(2-6 6-4 6-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는 2시간 43분 동안 이어진 접전이었다. 흐발린스카는 첫 세트를 2-6으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두 번째 세트 초반에도 0-2로 밀렸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경기 흐름을 바꾸면서 2세트를 6-4로 따냈고, 마지막 세트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해 6-2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특히 최종 세트에서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5게임을 따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번 우승으로 흐발린스카는 상금 66만5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8억8000만원을 받게 됐다. 랭킹 포인트 1000점도 추가하면서 세계랭킹은 기존 22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생애 첫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상위권에 진입하는 성과까지 거둔 것이다.

 

흐발린스카의 우승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프랑스오픈에서 예선부터 출전해 결승까지 진출하며 세계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세계랭킹 114위였던 흐발린스카는 예선 통과 선수가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에 오른 오픈시대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코트 위에서의 눈부신 활약과 달리 대회 초반에는 숙박비조차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초 짧은 기간만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선부터 연승을 거두며 경기 일정이 길어졌다. 체류 기간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호텔 숙박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고, 결국 상금을 받은 뒤 숙박비를 지급하겠다고 호텔 측에 약속해야 했다.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 오히려 추가 체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 셈이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선수에게 필요한 숙박과 이동, 훈련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흐발린스카의 사연이 알려지자 후원 기업이 숙박비를 부담했고, 새로운 스폰서들도 나타났다. 프랑스오픈 초반만 해도 경기복에 후원사 로고가 하나도 없었지만, 8강에 진출할 무렵에는 세 개의 스폰서 로고가 붙을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력과 함께 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심과 지원이 뒤따른 것이다.

 

 

 

흐발린스카는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 테니스계에 알렸다. 이후 이번 우한 오픈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강력한 상대들을 차례로 꺾었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메이저대회에서 통산 6차례 우승한 폴란드의 테니스 스타 이가 시비옹테크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랭킹 9위인 시비옹테크는 흐발린스카와 어린 시절 복식조를 이뤄 함께 경기에 나섰던 선수이기도 하다. 흐발린스카는 준결승에서 시비옹테크를 세트스코어 2-0(7-5 6-1)으로 꺾으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와의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는 그의 경기력이 한층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결승에서도 흐발린스카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첫 세트를 내준 데 이어 두 번째 세트 초반까지 뒤처졌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며 연속으로 세트를 따냈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1-2로 밀린 뒤 5게임을 연달아 가져오며 우승을 완성했다. 앞선 경기에서 보여준 상승세를 결승에서도 이어간 것이다.

 

프랑스오픈 준우승으로 주목받은 흐발린스카는 우한 오픈 우승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성적으로 입증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숙박비를 걱정하던 시기에서 세계랭킹 11위에 오르고 거액의 우승 상금을 받는 위치까지 올라섰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더욱 극적이다.

 

흐발린스카의 도전은 국제 무대에서 경쟁하는 선수에게 경기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지원 환경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과를 쌓아온 그는 이번 우승을 통해 세계 테니스계에서 입지를 더욱 넓히게 됐다. 생애 첫 우승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흐발린스카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피 한 방울 안 섞여도 가족…연극 ‘조립식가족’ 돌아온다

웃음과 함께 풀어내며, 가족의 의미와 사회의 역할을 되짚는다.공연제작사 창크리에이티브는 ‘조립식가족’이 오는 11월 27일 정읍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2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세명대 민송아트홀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 시즌에 참여하는 배우들의 캐스팅 라인업도 공개했다.‘조립식가족’은 2021년 고양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초연했다. 2022년 대학로 드림시어터 공연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했으며, 2025년 지구인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등 관객과 꾸준히 만나 왔다. 네 번째 시즌에서는 한층 깊어진 이야기와 새로운 배우들의 합류를 통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야기는 설 연휴를 맞아 보육원 출신인 정식과 모세, 희정, 정미가 한집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내 집 마련에는 성공했지만 가족을 꾸릴 생각은 없는 정식, 사업가로 성공한 선배 모세, 여전히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희정, 머물 곳이 없어 정식의 집을 찾은 정미까지 네 사람은 저마다 다른 사연을 안고 있다. 이들은 떡국 한 그릇을 앞에 두고 날 선 말을 주고받으며 묻어 두었던 상처를 드러낸다.서로 부딪치고 어긋나던 네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테트리스 블록처럼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 나간다. 작품은 현실의 무게를 담담한 웃음으로 풀어내는 한편, 보호가 끝난 청년들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과 사회의 빈틈을 조명한다. 가족은 반드시 혈연으로 맺어져야 하는지,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곁을 지키는 마음만으로도 가족이 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이번 시즌은 보육원 퇴소 당사자이자 한국고아사랑협회 대표인 노주현 작가의 극본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초연부터 호흡을 맞춰 온 김태영 연출과 정숙향 무대디자이너, 이상근 조명디자이너도 다시 참여한다. 지난 공연에서 호평받은 반딧불이 모티프와 무지 인형은 희망과 연대의 상징으로 활용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장면에서는 무대 공간을 겹치거나 분리하는 방식으로 인물들의 기억과 감정을 표현할 예정이다. 배우들의 조합도 관심을 모은다. 집은 있지만 가족을 꿈꾸지 않는 정식 역에는 초연부터 작품에 참여한 유도겸과 새롭게 합류한 동현배가 캐스팅됐다. 네 번째 결혼을 한 잔소리꾼 모세 역은 허규와 한동완이 맡는다. 지난해 작품을 통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섰던 허규는 이번 시즌에도 관객을 만나며, 한동완은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 뒤에 감춰진 모세의 상처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그려낼 예정이다.욱하는 성격이지만 의리 있는 희정 역에는 장혜민과 정유현이 이름을 올렸다. 정식의 집에 머무는 정미 역은 윤영민과 윤선아가 연기한다.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배우들은 보육원에서 성장한 인물들이 겪는 외로움과 거친 현실,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유대감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일 전망이다.노주현 작가는 보육원을 떠나던 날의 기억이 단순히 가난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데서 비롯된 불안과 상실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당사자의 시선으로 전하고 싶다며, 무거운 현실을 웃음과 함께 세상에 건네고자 한다고 밝혔다.‘조립식가족’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상처를 나누고 관계를 쌓으며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연대의 의미를 전한다. 네 번째 시즌은 오는 11월 27일 정읍 공연으로 시작해 12월 2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