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백만원 잃어도, "제육볶음" 1000원엔 분노하는 4050

2026-10-01 19:46


10월 1일, 4분기의 시작이다. 월급이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지만 카드값과 생활비가 빠져나가고 나면 통장에 남은 돈은 금세 줄어든다. 

 

점심시간 회사 근처 백반집을 찾은 4050 직장인들의 표정이 굳어진다. 익숙하게 주문하던 제육볶음 가격이 1000원 올랐기 때문이다.

 

식당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1000원은 큰돈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매달 정해진 월급으로 생활비와 교육비, 대출금 등을 감당해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커피 한 잔이라도 아끼겠다며 무료 믹스커피를 들고 식당을 나선다. 그런데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익숙하게 주식 거래 앱을 켜자 계좌에는 파란 숫자가 가득하다.

 

밤사이 미국 증시가 흔들리면서 보유한 해외 주식의 평가액이 수백만원 줄어든 상황이다. 한 달 월급에 가까운 돈이 하루 만에 사라졌지만, 이상하게도 표정은 점심값 1000원이 올랐을 때보다 담담하다.

 

이런 모습은 4050 가장들의 소비와 투자 사이에서 나타나는 묘한 차이를 보여준다. 일상에서는 몇 천 원을 아끼려고 가격을 비교하면서도 주식 계좌에서 수백만원이 줄어드는 상황에는 상대적으로 너그럽다.

 


주가가 20%, 30% 떨어져도 ‘주식은 결국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며 기다린다. 오히려 가격이 더 내려가면 추가로 주식을 사는 이른바 ‘물타기’를 고민한다. 생활비를 아껴 마련한 돈이나 비상금까지 투자금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

 

반면 현실의 소비에서는 한없이 신중해진다. 가족이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하면 조금 더 저렴한 제품을 찾아보고, 외식이나 커피 한 잔에도 가격을 따진다. 주식 매수 버튼을 누를 때의 과감함과 일상에서 지출할 때의 신중함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단순히 주식에 지나치게 빠졌거나 경제관념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투자에 기대를 거는 데에는 빠듯한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깔려 있을 수 있다.

 

월급만으로 집을 마련하고 자녀 교육비와 노후 준비까지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었다. 특히 4050세대에게 주식은 단순한 재테크 수단을 넘어 가족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래서 계좌에 찍힌 손실은 단순한 숫자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지금보다 나은 삶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손실을 견디는 동안에도 현실의 생활은 계속된다. 주식시장이 언제 반등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 날 출근해야 하고, 식사를 해야 하며, 가족을 위한 생활비도 필요하다.

 

10월의 첫날에는 잠시 주식 거래 앱에서 눈을 떼보는 것도 방법이다. 계좌 속 숫자가 수백만원 줄었다고 해서 당장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퇴근길에 평소보다 조금 더 마음을 내어 가족을 위한 간식이나 과일을 사는 것도 좋다. 비싼 물건이 아니어도 된다. 따뜻한 치킨 한 마리나 좋아하는 디저트 한 봉지면 충분할 수 있다.

 

주식 계좌의 숫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오르내리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다시 살 수 없다. 언제 빨간불로 바뀔지 모르는 주식창에만 시선을 두기보다 오늘 내 손에 쥔 작은 행복에도 돈과 마음을 써볼 필요가 있다.

 

결국 가장 오래 남는 자산은 수익률만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노들섬 밝힌 대학생들의 빛 조형물

이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에서 공개된다. 전문 작가 중심의 전시와 달리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노들섬의 생태와 장소적 특성을 직접 작품에 담았다는 점이 특징이다.건국대 현대미술학과 팀은 김재남 교수의 지도로 ‘말:풍선’을 선보인다. 철과 알루미늄 구조물에 LED와 마이크 등을 결합한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관람객의 목소리와 주변 소리를 감지해 빛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사람의 말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작품의 빛으로 바뀌면서 관람객의 참여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서울시립대 조각학과 팀은 손종준 교수의 지도로 ‘노들이의 나들이’를 제작했다. 노들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모티프로 삼은 FRP·LED 조형물로, 여러 마리의 맹꽁이가 서로 몸을 포개 탑을 이루는 형태로 구성했다. 노들섬의 생태적 특징을 조형물에 담아 자연과 예술을 연결했다.성신여대 조소전공 팀은 정정주 교수의 지도로 ‘노들의 숨’을 선보인다. 철골 파이프와 광섬유, 조명, 사운드, 센서 등을 활용한 체험형 설치작품이다. 관람객이 작품 내부로 들어가거나 일정 시간 머무르면 빛과 소리가 달라지도록 설계해 사람의 움직임과 공간의 상호작용을 표현했다.이번 프로젝트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대규모 공공예술 현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이기도 하다. 관람객도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목소리를 내거나 작품 안에서 움직이며 작품의 변화에 참여할 수 있다.세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노들섬의 특징을 보여준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으로 변하고, 노들섬에 사는 맹꽁이는 조형물로 재현되며, 관람객의 움직임은 빛과 소리의 변화로 이어진다. 자연과 예술, 기술, 시민의 참여가 하나의 공간에서 결합되는 셈이다.‘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노들섬에서 열린다. ‘빛의 서사시(Rhapsody of Light)’를 주제로 대형 레이저아트와 미디어아트, 설치작품,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올해 축제에서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되면서 시민들이 빛과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공공예술을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