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전 보좌관, 이재명에 “임명 재고해달라” 편지

2026-09-29 08:04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과거 국회에서 보좌했던 전 보좌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의 임명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경기도당의 이른바 ‘페이백’ 의혹 등에 대한 주장이 담겼다. 

 

전 보좌관은 편지에서 “어제 새벽 김승원 의원실의 제 후임 보좌관이 탄원서를 대통령께 전해달라고 편지를 전해 왔다”며 “지난 몇 달 동안 제게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내용들이었다.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도당에서 직원 급여를 초과 지급한 뒤 일부를 다시 돌려받아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전 보좌관에 따르면 올해 2월쯤 후임 보좌관으로부터 “보좌관님 뉴스타파 기자 좀 소개시켜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이후 직접 만나 약 6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었다.

 

전 보좌관은 당시 들은 내용에 대해 “너무나 놀라운 이야기들이었다”며 “경기도당이 나이 어린 직원들에게 급여를 초과 지급하고 다시 돌려받아 비자금 용도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자신이 김 후보자에게 직접 연락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김 후보자에게 “보좌관을 만나 문제를 해결하자.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이 문제 보도되면 부울경이 날아간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전 보좌관은 김 후보자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좌관이 도당의 개혁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지만 김승원 의원은 문제 해결 의지가 없었고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고 적었다.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김용 부원장과 송영길 의원에게도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 보좌관은 두 사람에게 김 후보자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청했고, 실제로 두 사람이 김 후보자에게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용 부원장에게 페이백 의혹을 설명하자 “21세기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그런 일이 있느냐”며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 보좌관은 “그저 ‘거 걱정하시는 걸 전달받았다’가 끝이었다”며 “그렇게 뭉개면서 골든타임이 지나갔다”고 적었다.

 

이어 “뉴스타파가 7월 9일 보도했고, 선관위는 다음날 긴급 조사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돌파하지 않는다. 뭉갠다. 연락 안 받고 대답 안 하고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전 보좌관은 경기도당과 관련한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지난 2년여간 경기도당에서 벌어진 사례는 첨부파일로 보내드리겠다”며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은 극히,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은 썩었다. 썩어 문드러졌다”며 “공의는 간데 없고 권력과 사익을 위한 당직자와 선출직의 카르텔만 남았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자의 임명을 재고해달라는 요청도 거듭했다. 전 보좌관은 “김승원 후보자를 임명 강행하신다면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에서 시장을 ‘국민’으로 대치하는 실수를 범하시는 것”이라며 임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당시 상황도 언급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48%였지만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았고, 정부가 임명을 강행한 뒤 조 전 장관이 물러난 과정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김승원을 제2의 조국으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임명이 강행될 경우 추가 의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전 보좌관은 10월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추가로 제기될 수 있고, 경기도당 문제 역시 고소·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뒤에 남은 의혹들, 김승원 후보자의 알려지지 않은 흠결들이 조국 때처럼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며 “경기도당 사태는 이제 고소, 고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적었다.

 

전 보좌관은 편지 말미에서 국정 지지도와 정당 지지율 하락, 진영 내 갈등 등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에게 재고를 거듭 요청했다. 그는 “대통령님. 국민을 이기려 하지 말아달라”며 “실수하면 고쳐야 하고,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편지에 담긴 경기도당 급여 및 비자금 관련 내용 등은 전 보좌관이 제기한 주장으로, 편지 공개만으로 의혹의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10권에 담은 만해 한용운의 모든 기록

대작이다. 만해아카이브연구소 관계자들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0일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만해 한용운 묘역에서 ‘교감 영인 만해 용운당 전서’를 만해 영전에 봉정했다. ‘교감’은 여러 판본을 비교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았다는 뜻이며, ‘영인’은 원본의 모습을 그대로 복제해 수록했다는 의미다.이번 전서는 서윤길 동국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김진병 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이 자료를 모으고 비교·검토해 만들었다. 책으로 엮은 분량만 4020쪽에 달한다.‘조선불교유신론’과 ‘불교대전’, ‘님의 침묵’, ‘십현담주해’ 등의 초판본을 비롯해 소설 ‘흑풍’, ‘박명’, ‘삼국지’가 실린 당시 조선일보 지면과 시·시조·한시 등의 최초 발표 자료도 그대로 담았다. 제작 과정에서는 서 교수의 제자인 이근창 한양스틸프라자 대표도 힘을 보탰다.가장 큰 의미는 만해가 실제로 어떤 글을 썼는지 원형에 가깝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만해의 작품은 인기가 높아 여러 차례 다시 인쇄됐지만, 한 번 잘못 인쇄된 글자가 이후 판본에서도 반복되는 경우가 있었다.연구팀은 ‘님의 침묵’에서 ‘나의 운명의 가슴에서’라는 문장의 글자가 빠진 사례와 ‘羅針盤(나침반)’이 ‘羅盤針(나반침)’으로 잘못 인쇄된 사례 등을 확인했다. ‘고퉁’, ‘겨을밤’, ‘흔들○는’ 등 오탈자도 발견했다. 전서는 원문을 그대로 보여주는 동시에 각주를 통해 이런 오류를 바로잡았다.신문 연재소설에 실린 만해의 글도 당시 지면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만해는 1938년 조선일보에 ‘박명’ 연재를 시작하면서 한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그리겠다는 작가의 말을 남겼다. 1939년 ‘삼국지’ 연재를 시작할 때에는 어린 시절 삼국지를 읽으며 얻은 감명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당시 만해가 한문에서 한글 중심으로 변화하던 시대적 흐름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글을 썼다는 점도 전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만해는 순한문과 현토한문, 국한문 혼용, 순한글을 글의 성격에 따라 사용했다. 특히 3·1 운동으로 투옥된 이후에는 순한글로 쓴 저작이 늘어나는 변화도 나타난다.제작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학연문화사 권혁재 대표는 처음 영인본 제작을 제안받았을 당시에는 3개월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1년 반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자료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미 편집한 내용을 다시 작업하기도 했다.전서에는 만해의 생애를 정리한 90쪽 분량의 연보와 출가 당시부터 ‘박명’ 연재 당시까지의 사진 14점도 실렸다. 당시 신문과 잡지에 등장한 ‘님의 침묵’ 관련 광고 40편도 수록했다.만해 연구 자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아카이브 목록도 방대하다. ‘한용운 연구’, ‘만해 한용운’, ‘만해 한용운의 기억과 계승’ 등 단행본 166종과 1959년 이후 발표된 연구 논문 1005편의 제목이 정리됐다. 해외 논문 55편과 학술대회 발표문, 언론·출판 매체의 만해 관련 글도 포함해 전체 목록만 150쪽이 넘는다.만해아카이브연구소는 만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썼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서가 연구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만해 탄신 150주년인 2029년을 목표로 저작을 현대어로 옮긴 ‘번역본 만해 용운당 전서’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