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코앞인데…후티, 사우디 또 공격
2026-09-09 10:28

8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야흐야 사리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우디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리 대변인은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사우디의 핵심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이 공격 대상으로 지목한 곳은 아람코의 아브하와 지잔 정유시설, 나즈란과 카미스무샤이트 공군기지 등 주요 경제·군사 시설이다.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예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사리 대변인은 최근 3일 동안 사우디가 예멘을 120회 이상 공격했다며 이에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지난 72시간 동안 예멘의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121차례 공습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와 여성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 후티 측 주장이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공격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한 확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전면적인 확전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또 사우디의 공격이 중단되고 예멘에 대한 봉쇄가 풀릴 때까지 ‘포위에는 포위’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사우디 본토를 겨냥한 공격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사우디 측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일부 시설의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전문 대응팀이 화재를 진압하고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연합군 합동사령부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7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인과 경제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공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위협의 근원에 대응하고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공격이 사우디 남부 주요 4개 도시의 시설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비교적 잠잠했던 예멘 분쟁이 다시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으며, 중동에 또 다른 전선이 생길 위험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충돌은 2022년 휴전 이후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에서 사우디와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대체 석유 수출로로 꼽히는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 7월 사우디 항구를 대상으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후 홍해를 오가는 선박과 사우디를 향한 공격을 재개했다. 사우디 역시 예멘 내 후티 반군 세력을 겨냥한 공습에 나서면서 양측의 교전이 확대됐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충돌은 국제유가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 에너지부가 석유 시설 피해를 발표한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크게 올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8.7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WTI 가격은 배럴당 94.12달러를 나타냈다.
사우디의 핵심 석유 시설이 추가 공격을 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워진 가운데, 중동 지역의 충돌 확대가 석유 공급과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수백 개의 병뚜껑으로 삼국시대 금동신발을 표현한 학생들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이 만들어낸 장면들이다. 최근 이 행사는 SNS에서 48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유산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콘텐츠가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과거 박물관은 조용히 유물을 감상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가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사실 예술 작품을 사람들이 직접 따라 하며 즐기는 문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명화나 역사적 장면을 사람의 몸과 주변 배경으로 재현한 뒤 그대로 멈춰 있는 ‘활인화(Tableaux Vivants)’가 사교적인 오락으로 인기를 끌었다.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J. 폴 게티 미술관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활용해 유명 작품을 재현하는 챌린지를 제안했고, 이는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이어졌다.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흐름을 우리 문화유산에 접목했다. 2025년 처음 시작한 ‘국중박 분장놀이’는 유리 진열장 안에 놓여 있던 유물을 사람들이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기획이다.참가자들은 단순히 유물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찾아보고 공부한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익숙하게 보던 문화유산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면서 진열장 속 유물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특히 지난해 시작한 행사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전국 4개 권역으로 범위를 넓혔다. 참가자들은 널리 알려진 유물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까지 찾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재현했다.이 과정에서 대중은 단순히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서 벗어났다. 자신이 직접 문화유산을 알아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재미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하지만 행사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지역 박물관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형 국립박물관에 비해 지방 공립박물관은 인력과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지역에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향토 문화유산이 적지 않다. 이런 유물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있다.문제는 이를 실제 기획으로 이어갈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 공립박물관에서는 소수의 학예사가 유물 관리뿐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까지 맡는 경우가 있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이유다.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끄는 문화 콘텐츠도 필요하다. 이번 ‘국중박 분장놀이’의 흥행은 재미있는 콘텐츠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따라서 이 기획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문화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 박물관으로 경험을 넓힐 필요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행사 규모를 확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작은 박물관들도 비슷한 기획을 시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지역 박물관에 잠들어 있는 향토 문화유산도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만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사람들이 직접 유물을 표현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면 박물관은 지역민에게 더욱 가까운 공간이 될 수 있다.국중박 분장놀이가 보여준 가능성이 수도권의 대형 박물관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곳곳으로 이어진다면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식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진열장 속에 머물던 유물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