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한국 온다…스토르고르스·김봄소리 무대

2026-09-08 17:56


지휘자 욘 스토르고르스가 7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핀란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지휘자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현재 영국과 핀란드, 캐나다를 오가며 주요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스토르고르스의 내한은 2019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그는 핀란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다 스웨덴 방송교향악단의 악장을 거쳐 지휘자로 전향했다.

 

현재는 BBC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2022년부터 이 악단을 이끌어온 그는 투르쿠 필하모닉 상임지휘자와 캐나다 국립예술센터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도 겸하고 있다. 2026/2027시즌부터는 캐나다 국립예술센터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서 스토르고르스와 호흡을 맞추는 협연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다. 김봄소리는 2023년 BBC 프롬스에 데뷔하면서 BBC 필하모닉과 처음 함께 연주했다. 이후에도 이 악단과 여러 차례 협연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김봄소리는 BBC 필하모닉 외에도 뉴욕 필하모닉, LA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무대에 올랐다. 최근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유럽 투어에도 참여했다.

 

도이치그라모폰 전속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봄소리는 지난달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도 데뷔 공연을 가졌다. 이번 예술의전당 무대에서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연주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의 시작은 파니 멘델스존의 ‘서곡 다장조’가 장식한다. 파니 멘델스존은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의 누나다. ‘서곡 다장조’는 파니가 남긴 유일한 관현악곡으로 알려져 있다.

 

생전 작곡가로서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파니 멘델스존의 작품이 최근 공연장과 음반 시장에서 다시 소개되고 있는 흐름도 이번 선곡에 반영됐다. 공연은 이 작품으로 문을 연 뒤 김봄소리와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서정적인 선율과 바이올린 독주자의 뛰어난 기교가 함께 돋보이는 작품이다.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이 만들어내는 조화 속에서 김봄소리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2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이 연주된다. 이 작품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리듬과 빠르게 이어지는 전개가 특징이다. 곡 전체를 관통하는 강한 리듬감과 추진력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느린 2악장인 알레그레토에서 시작해 마지막 악장으로 갈수록 힘 있게 진행되는 흐름이 특징이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을 두고 ‘춤의 화신’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은 스토르고르스가 7년 만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여기에 BBC 필하모닉과 꾸준히 협연해온 김봄소리가 함께하면서 지휘와 바이올린의 조합에도 기대가 모인다.

 

공연 티켓은 예술의전당 기준으로 선예매가 오는 9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일반 예매는 10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유물이 살아 움직인다”…국중박 분장놀이 열풍

수백 개의 병뚜껑으로 삼국시대 금동신발을 표현한 학생들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이 만들어낸 장면들이다. 최근 이 행사는 SNS에서 48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유산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콘텐츠가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과거 박물관은 조용히 유물을 감상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가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사실 예술 작품을 사람들이 직접 따라 하며 즐기는 문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명화나 역사적 장면을 사람의 몸과 주변 배경으로 재현한 뒤 그대로 멈춰 있는 ‘활인화(Tableaux Vivants)’가 사교적인 오락으로 인기를 끌었다.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J. 폴 게티 미술관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활용해 유명 작품을 재현하는 챌린지를 제안했고, 이는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이어졌다.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흐름을 우리 문화유산에 접목했다. 2025년 처음 시작한 ‘국중박 분장놀이’는 유리 진열장 안에 놓여 있던 유물을 사람들이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기획이다.참가자들은 단순히 유물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찾아보고 공부한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익숙하게 보던 문화유산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면서 진열장 속 유물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특히 지난해 시작한 행사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전국 4개 권역으로 범위를 넓혔다. 참가자들은 널리 알려진 유물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까지 찾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재현했다.이 과정에서 대중은 단순히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서 벗어났다. 자신이 직접 문화유산을 알아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재미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하지만 행사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지역 박물관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형 국립박물관에 비해 지방 공립박물관은 인력과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지역에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향토 문화유산이 적지 않다. 이런 유물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있다.문제는 이를 실제 기획으로 이어갈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 공립박물관에서는 소수의 학예사가 유물 관리뿐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까지 맡는 경우가 있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이유다.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끄는 문화 콘텐츠도 필요하다. 이번 ‘국중박 분장놀이’의 흥행은 재미있는 콘텐츠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따라서 이 기획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문화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 박물관으로 경험을 넓힐 필요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행사 규모를 확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작은 박물관들도 비슷한 기획을 시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지역 박물관에 잠들어 있는 향토 문화유산도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만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사람들이 직접 유물을 표현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면 박물관은 지역민에게 더욱 가까운 공간이 될 수 있다.국중박 분장놀이가 보여준 가능성이 수도권의 대형 박물관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곳곳으로 이어진다면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식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진열장 속에 머물던 유물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