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이 청산보다 낫다

2026-09-04 08:37


홈플러스를 청산하는 것보다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을 이행하는 경우 채권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의 현재가치가 약 9893억 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에 제출된 조사위원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이 청산보다 채권자 회수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됐다. 

 

3일 뉴스1이 입수한 홈플러스 최종 회생계획안 관련 자료와 조사위원의 제2차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를 청산할 경우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액은 2조8080억6800만 원으로 산정됐다. 이에 비해 회생계획에 따라 지급되는 변제액의 현재가치는 3조7974억1300만 원으로 평가됐다.

 

두 금액 사이의 차이는 9893억4500만 원이다. 회생절차를 통해 계획대로 변제가 이뤄질 경우 청산하는 것보다 채권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가치가 이 정도 더 높다는 의미다. 조사위원은 회생계획에 따른 회생채권 변제율이 청산 시 예상되는 배당률보다 높다고 분석했으며, 이에 따라 해당 회생계획이 ‘청산가치 보장원칙’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청산가치 보장원칙은 회생절차에서 채권자가 회생계획에 따라 받게 되는 변제액의 가치가 기업을 청산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회생계획이 채권자들에게 청산보다 낮은 회수 결과를 안겨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수치로 보여준다.

 

다만 약 9893억 원의 차이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자체의 차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비교는 회사 전체의 기업가치를 단순히 비교한 것이 아니라 담보권과 공익채권 등 각각의 채권에 적용되는 우선순위를 반영해 청산할 경우 예상되는 배당액과 회생계획에 따라 앞으로 지급될 변제액의 현재가치를 비교한 결과다.

 


청산과 회생 사이에서 발생하는 회수 가치 차이의 상당 부분은 회생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생채권의 청산 시 예상 배당액은 1조3776억9000만 원으로 산정된 반면,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액의 현재가치는 2조1624억7800만 원으로 평가됐다.

 

두 금액의 차이는 7847억8800만 원이다. 전체 회수 가치 차이인 9893억4500만 원 가운데 약 80%가 회생채권에서 발생한 셈이다.

 

일반 회생채권은 원금과 회생절차 개시 전 이자를 명목상 100% 변제하는 구조지만, 실제 지급은 2032년부터 2037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분할상환하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조사위원은 미래에 지급되는 금액의 가치가 현재보다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연 4.14%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장기간에 걸쳐 돈을 나눠 지급하는 데 따른 가치 하락을 반영했음에도 회생계획을 통해 채권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가치가 청산했을 때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다만 회생계획에 따라 산정된 3조7974억 원의 변제 가치가 실제 회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홈플러스가 계획한 자산 매각과 자금 조달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홈플러스는 자가점포를 매각해 2028년 2월까지 약 1조4193억 원의 변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2030년에는 자가점포를 담보로 약 5918억 원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조사위원은 담보인정비율(LTV)이 20~32% 수준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해당 차입이 실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위원은 영업을 통한 자금 창출과 점포 매각, 신규 DIP 금융 및 담보차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계획 이행 과정에서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은 변수로 남았다. 조사위원은 공익채권에 대한 분할변제 동의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변제해야 하는 금액이 회사의 잉여현금을 넘어설 경우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회생계획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된 데 이어 같은 날 법원의 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 수립과 인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점포 매각과 자금 조달, 채권 변제 등 본격적인 회생계획 이행 단계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 이후에도 영업양수도를 추진할 방침이다. 향후 거래가 성사될 경우 양수도대금을 변제 재원으로 반영하고, 이를 토대로 변경회생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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