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신고하고도 숨졌다…스마트워치 누른 아내의 마지막 구조요청

2026-09-02 10:09


가정폭력 피해를 여러 차례 신고한 뒤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던 30대 여성이 끝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혼 소송 중이던 남편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법원의 임시 보호명령까지 받은 상태였지만, 주거지 인근에서 공격을 당한 것으로 파악돼 보호 조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1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38세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 17분쯤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외부 계단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건 직후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의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어린 딸도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며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영상에는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뒤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다시 오토바이를 이용해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의 남편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추적을 이어간 끝에 같은 날 오전 11시 39분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모텔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 중이었으나,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공무원 신분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A씨의 가정폭력 피해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에는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후 자체 수사를 통해 A씨를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B씨는 A씨와 별거를 결정했고, 기존 거주지를 떠나 수원시에서 경기 광주시의 다세대주택으로 옮겼다. 지난달부터는 A씨와 이혼 소송 절차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B씨는 법원으로부터 임시 보호명령 결정도 받았다. 해당 명령에는 피해자 주거지로부터의 격리,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문자 등 전기·통신 수단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가 포함됐다. 경찰의 스마트워치 지급과 법원의 접근금지 결정이 함께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A씨가 이혼 소송 관련 서류에 기재된 B씨의 주소를 확인한 뒤 범행 장소를 찾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B씨가 별거 이후 거주지를 옮겼음에도 소송 과정에서 주소가 노출되면서 A씨가 이를 파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흉기 준비 경위, 도주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피해자 보호 조치가 이뤄진 뒤에도 A씨가 어떻게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갔는지, 임시 보호명령 위반 정황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 피해 신고, 스마트워치 지급, 법원 보호명령이 모두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사망한 사례라는 점에서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주소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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