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김현석 충돌 파장, 설기현도 놀란 K리그
2026-08-26 19:19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공격수 설기현 감독이 최근 K리그 현장에서 벌어진 선수와 상대 팀 사령탑 간의 거친 설전을 두고 뼈아픈 일침을 가했다. 발단은 지난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치열한 맞대결 도중 발생했다. 후반전 중반, 부상으로 교체되던 이승우가 울산 벤치 앞을 지나던 중 김현석 감독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고성을 주고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주심이 두 사람 모두에게 경고를 부여하며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그 여파는 경기 종료 후에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유럽 무대를 오랜 기간 경험했던 설기현 감독은 이번 사태를 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해당 장면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선수들끼리 혹은 코치진 사이의 신경전은 흔히 볼 수 있지만, 현역 선수가 상대 팀의 수장인 감독과 직접적으로 맞붙는 경우는 유럽 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설 감독은 TV 중계를 통해 이 광경을 목격했을 당시의 충격이 상당했음을 토로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함께 자리한 이영표 역시 설 감독의 의견에 힘을 실으며 우려를 표했다. 그 역시 해외 유수의 리그를 거치며 수많은 갈등 상황을 목격했으나, 이번처럼 선수와 감독이 경계 없이 충돌하는 모습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두 레전드의 공통된 시각은 현재 K리그 내부에 흐르는 과도한 적대감이 자칫 리그 전체의 수준과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결국 프로축구가 단순한 공놀이를 넘어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스포츠로 남기 위해서는 동업자 정신의 회복이 시급해 보인다. 설기현 감독이 남긴 아쉬움 섞인 목소리는 승리 지상주의에 매몰된 한국 축구계에 던지는 묵직한 화두다. 경기장의 열기가 뜨거울수록 그 열기를 다스리는 성숙함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충돌 사건은 여실히 보여주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의 거대한 설치 작품으로 구현한 서도호의 대규모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전시는 8월 27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진행되며, 30여 년간 '집'이라는 화두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이동의 문제를 탐구해온 작가의 예술 여정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서도호 예술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미공개 초기작부터 2026년 최신작까지 500여 점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군이다. 전시장 입구 복도에 설치된 '시드 뱅크'는 작가의 유년 시절 드로잉과 조각, 대학 시절의 실험적인 작업들을 모아놓은 예술적 저장고다. 어린 시절 마당의 나무를 깎아 만든 조각품 등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는 작품들은, 훗날 세계 미술계를 매료시킨 서도호만의 독창적인 시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추적할 수 있는 소중한 단서를 제공한다.전시 공간은 작품의 연대기적 나열보다는 작가의 사유가 확장되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3전시실 입구에 놓인 성북동 한옥 대문 재현작 '작은 문'을 지나면, 작가의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는 드로잉 200여 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으로 수묵화의 거장 서세옥의 아들이기도 한 작가는, 동양적인 선의 미학과 서구적인 조각 기법을 결합해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 언어를 구축해왔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증명한다.4전시실에서는 서도호의 대표적인 연작인 '러빙/러빙'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종이를 특정 장소에 밀착시킨 뒤 흑연으로 문질러 그 표면의 흔적을 기록하는 이 작업은,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애정과 기억을 동시에 담아낸다. 작가는 '문지르다'와 '사랑하다'의 발음적 유사성을 활용해 장소에 대한 물리적 기록을 정서적 유대로 승화시켰다. 성북동 한옥을 기록한 작품이 개인의 향수를 자극한다면, 광주극장 사택을 담은 작업은 공동체의 역사로 시선을 확장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서도호는 200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한 이후 뉴욕 MoMA와 테이트 모던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높여왔다. 그는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켜, 물리적인 벽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는 '심리적 거주지'를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투명한 천으로 지어진 그의 집들은 관람객들에게 집이란 단순히 머무는 건물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로 이동하든 함께 짊어지고 다니는 기억의 덩어리임을 상기시킨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3·4·5전시실과 공용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서도호라는 거장의 사유가 어떻게 변화하고 심화되었는지 보여주는 입체적인 지도가 될 것이다. 관람객들은 투명한 천 사이를 거닐며 작가가 살았던 집의 문고리와 벽면의 질감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30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500여 점의 작품들은 서울이라는 장소에서 작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프로젝트를 하나로 묶어내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