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올해의 차' 등극, 전동화 대세 입증
2026-08-25 22:35
대한민국 전기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EV 트렌드 코리아 2026'이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이 주관하며, 국내외를 대표하는 5개 완성차 브랜드를 포함해 총 89개 기업이 참가했다. 오는 27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최신 전기차 모델 12종은 물론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전장 부품 등 전동화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개막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EV 어워즈 2026' 시상식이었다. 영예의 '대한민국 올해의 전기차' 상은 기아의 준중형 SUV인 EV5가 차지했다. EV5는 넉넉한 배터리 용량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주행 거리와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 활용성을 인정받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가족 단위 이용객을 배려한 2열 공간의 편의성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아는 이번 수상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KG모빌리티(KGM)는 실용성을 강조한 모델들로 전시관을 꾸몄다. 중형 전기 픽업트럭인 무쏘 EV와 함께 도심 주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 중 최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도심 주행의 대부분을 전기 모드로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는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 전 단계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갔다.

정부 측에서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강력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개막식에 참석한 오일영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전기차가 이제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음을 강조하며, 법인 및 리스 차량에 대한 보조금 확대와 재생에너지 연계 보급 노력을 약속했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히 신차를 보여주는 자리를 넘어, 충전 인프라 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비와 이엘일렉트릭처럼 산업 전반의 성장을 독려하고 정책적 방향성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된 그의 조각 실험은 인간의 인위적인 의도를 걷어내고 중력과 속도, 물질의 본성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운 질서를 탐구해 왔다. 억지로 다듬지 않은 투박한 흙의 모습은 작가의 손끝을 거쳐 비로소 살아있는 존재로 거듭난다.서울 롯데뮤지엄에서 막을 올린 '이강소: 일어나고 사라지는' 전시는 거장의 50년 예술 여정을 150여 점의 작품으로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간 회화에 가려져 있던 조각과 판화의 비중을 높여 작가의 다각적인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1973년 명동화랑에서 선보였던 전설적인 퍼포먼스 '소멸'이 53년 만에 재현되어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놓인 낡은 탁자와 의자는 과거의 복원을 넘어 새로운 시간과 관객을 만나며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낸다.이강소의 작업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비움'과 '무위(無爲)'다. 그는 붓을 잡을 때조차 미리 정해진 형상을 쫓지 않는다. 마음을 비우고 붓이 가는 대로 몸을 맡길 때 비로소 예기치 못한 신비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면 속 오리나 배의 형상은 뚜렷한 실체가 아니라 몇 번의 붓질이 남긴 흔적일 뿐이다. 작가는 자신의 의도가 개입되는 순간을 경계하며, 끊임없이 '나의 아성'을 죽이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실재와 이미지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의문은 그의 설치 작품 '여백'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낙동강변의 갈대를 전시장으로 옮겨온 이 작품은 거울과 관람객의 모습이 투영되며 매 순간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닭의 발자국을 작품으로 삼았던 것처럼, 그는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요소를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 존재한다는 것이 과연 우리가 보는 그대로인지 묻는 거장의 질문은 반세기 넘게 이어지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2025년 신작 '바람이 분다' 연작은 노장의 멈추지 않는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화선지와 먹을 활용해 한국화의 형식을 빌려온 이 작업에는 수십 년 전 지인에게 받은 낙관이 찍혀 있다. 과거의 인연과 현재의 붓질이 교차하며 나타남과 사라짐의 미학을 완성한다. 검은 물감 위에 흰색을 덮어 지우고 다시 드러내는 과정은, 끊임없이 의도를 지워내려는 작가의 치열한 고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새벽 작업실로 향하는 이강소는 여전히 다음 작업을 궁리하는 현역이다. 익숙해진 방식을 버리고 '안 하던 짓'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태도는 젊은 예술가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회화와 조각, 사진과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경계를 허물어온 그의 실험은 11월 1일까지 관람객들과 만난다. 거장이 빚어낸 찰나의 흔적들은 우리가 믿어온 실재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