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뒤덮은 북한 여공, 40명씩 '조' 단위 투입
2026-08-11 22:04
러시아 산업 현장에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고용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한 북·러 밀착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들은 인력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북한 여성들을 대규모로 공급받아 식품 제조와 봉제, 농업 등 다양한 경공업 분야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내부의 젊은 노동력이 전장으로 유출되자, 그 빈자리를 북한 인력으로 메우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북한 노동자들의 투입 방식은 매우 조직적이고 폐쇄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인력 알선 업체들은 최소 40명을 한 개의 작업조로 구성해 고용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으며, 이들을 개별적으로 분산 배치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또한 고용주는 이들이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생활할 수 있도록 건물 한 층 전체나 별도의 독립된 숙소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집단 관리 방식은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사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인력 송출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결의안을 통해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소득 창출을 전면 금지했으며, 회원국들이 이들에게 취업 허가를 내주는 것 또한 차단했다.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끊기 위한 조치였으나, 전쟁 수행이 급한 러시아는 이러한 국제적 약속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이 심화될수록 북한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알선 시장은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공공연하게 운영될 만큼 대담해지고 있다. 알선업체들은 북한 인력의 특수성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며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실정이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무색하게 현장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의 망치 소리와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쟁 장기화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위험성을 안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작가의 첫 회고전인 ‘우순옥_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 초기 드로잉부터 2023년 작고 직전까지의 회화, 설치, 영상 등 대표작들을 전관에 걸쳐 선보인다. 평범한 일상의 사물에 숨을 불어넣어 존재의 본질을 물었던 작가의 궤적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기회다.우순옥의 작품 세계에서 사물은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간의 실존을 드러내는 통로였다. 그는 연필과 파스텔 같은 전통적인 재료는 물론, 녹슨 철판이나 오래된 책상, 식물, 심지어 연기처럼 실체가 모호한 요소들까지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거장 귄터 우커를 사사한 그는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혔다. 그의 손을 거친 사물들은 각자가 지닌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며 관람객에게 성찰의 시간을 제안한다.작가는 뒤샹이 일상의 물건을 미술관으로 옮겨 예술의 정의를 물었던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시간의 흔적이 밴 사물들을 통해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 우순옥의 공간에서 생성과 소멸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비어 있는 공간은 오히려 그곳에 머물렀던 존재의 흔적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하며, 보이는 사물은 보이지 않는 기억의 세계를 소환한다. 이러한 태도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각적 자극 너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전시의 제목인 ‘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작가가 평생 견지해온 예술관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그는 예술을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의 전유물이나 미술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가두려 하지 않았다. 대신 일상의 평범한 경험과 개인의 기억,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마음속에서 예술의 실체를 발견하려 했다. 이번 회고전은 정보와 이미지가 과잉된 현대 사회에서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침묵과 비움의 가치를 다시금 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우순옥은 창작 활동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깊은 족적을 남겼다. 1995년부터 2022년 정년퇴임까지 이화여대 서양화 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이번 전시는 이수균 성곡미술관 부관장과 작가의 동생인 우수경이 공동 기획했으며, 김홍석과 홍승혜 등 동료 작가들이 자문에 참여해 전시의 깊이를 더했다. 작가가 생전에 강조했던 '무위(無爲)'의 정신이 전시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관람객들에게 고요한 위로를 건넨다.이미지와 소음이 쉼 없이 쏟아지는 시대에 우순옥의 전시는 우리에게 멈춤을 권한다. 무엇인가를 더 보여주거나 설명하기보다, 비어 있는 자리에 머물며 스스로 감각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그의 작품에는 있다. 40여 년간 작가가 묵묵히 걸어온 예술의 길은 결국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는 여정이다. 성곡미술관 전관을 채운 그의 유작들은 작가는 떠났어도 그가 남긴 질문과 기억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