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차기' 발언 서범수·진종오, 윤리위 징계 확정

2026-08-07 20:09

 국민의힘이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희화화한 농담으로 물의를 빚은 서범수·진종오 의원에 대해 당 차원의 강력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당 지도부는 6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두 의원의 발언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당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중앙윤리위원회에 엄중한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초기에는 개인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치부하며 거리를 두는 듯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하루 만에 강경 모드로 선회하며 징계 불가피론을 확정 지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사태를 실수로 치부할 수 없는 중대한 결격 사유로 규정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두 의원의 발언이 당 전체의 품격을 훼손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징계 요청서 접수 여부와 상관없이 당 차원의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이 자진 탈당을 통해 징계를 회피하는 시나리오를 차단하고, 반드시 윤리위의 공식적인 판단을 받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 징계 논의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은 복잡하다. 징계 대상이 된 두 의원이 이른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비당권파 인사라는 점 때문에, 당권파가 이들을 축출하기 위해 징계권을 휘두르고 있다는 계파 갈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당권파 측 인사들은 이번 실언을 계기로 두 의원의 의원직 사퇴나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반면 비당권파 측에서는 과거 당권파 인사들의 막말 논란에는 침묵했던 지도부가 유독 이번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당권파의 스피커로 불리는 인사들은 SNS와 방송을 통해 서범수·진종오 의원을 향한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이들은 과거 권영진 의원의 폭력 사태 등을 언급하며 비당권파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는 동시에, 이번 막말 파동이 당의 쇄신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동훈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이 정작 자신들의 허물에는 관대하다는 이중잣대 논란을 부각하며, 이번 기회에 당내 기강을 확실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징계 형평성을 지적하는 쪽에서는 과거 장애인 비하나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켰던 당권파 대변인단이나 의원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꼬집는다. 특정 계파 인사들의 실언은 '실수'로 넘어가고, 반대파의 실언은 '제명' 사유로 몰아가는 작금의 상황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다. 당 지도부는 계파 문제와는 무관한 사안의 심각성에 따른 결정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징계의 일관성이 결여되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작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의 상처가 정치적 공방의 도구로 쓰이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피해 당사자는 본질적인 문제인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과 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에 집중해 달라고 호소했으나, 국민의힘 내부의 논쟁은 이미 피해자의 의사와는 무관한 계파 싸움으로 변질되었다. 민생과 정책을 논해야 할 여당이 내부 주도권 다툼에 매몰되어 정작 보호해야 할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국수의 도시 대구, 100년 제면 역사를 한눈에

부터 시작해 대구 제면 산업의 초석을 닦은 환길제면과 삼성상회의 '별표국수' 등 초기 산업화 과정의 생생한 기록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척박했던 시절,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국수가 어떻게 대구의 상징적인 산업으로 자리 잡았는지 그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해방 이후 국수가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시대적 아픔과 변화가 공존한다. 전시는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은 밀가루의 보급과 정부 주도의 혼분식 장려 운동이 국수 소비에 미친 영향을 심도 있게 다룬다. 특히 1960년대 대구 시내 곳곳에 포진해 있던 국수 공장들의 분포도는 당시 대구가 전국 제면업의 중심지였음을 증명한다. 경상도 지역 특유의 국수 문화와 더불어 노원동에서 시작된 풍국면의 성장사는 대구 국수의 저력을 확인시켜 준다.전시장 내부에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실물 자료들이 가득하다. 가내수공업 시절 국수를 한 가닥씩 뽑아내던 묵직한 국수틀부터 대양제면의 '소표국수', 닭표국수공장의 '말표우동' 등 지금은 사라진 옛 브랜드들의 포장지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한 6.25 전쟁 직후의 구호 밀가루 포대와 1962년 당시의 대구상공명감 등은 국수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생존과 경제 성장의 상징이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들이다.대구 사람들에게 국수는 '대구 10미(味)'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각별한 존재다. 유독 대구에서 국수 산업이 발달한 이유는 분지 지형 특유의 건조한 기후가 국수를 말리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조건은 1933년 설립되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국수 공장인 풍국면을 탄생시켰다. 풍국면은 기계식 제면법을 도입하며 대구 국수의 대량 생산 시대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며 대구의 산업 자부심을 지키고 있다.글로벌 기업 삼성의 뿌리 역시 대구의 국수 공장에서 찾을 수 있다. 1938년 대구 인교동에서 문을 연 삼성상회는 '별표국수'를 출시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별표국수는 뛰어난 품질로 입소문을 타며 영남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는 훗날 삼성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다. 국수 한 그릇에 담긴 자본의 흐름과 기업가 정신을 살펴보는 것은 이번 전시가 주는 또 다른 재미다.전시관을 채운 수많은 사진과 실물 국수들은 관람객들에게 시대를 관통하는 미식 여행을 선사한다. 9월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대구 국수가 가진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지역 음식이 어떻게 산업과 문화로 승화되었는지를 성찰하게 한다. 근대사의 굴곡 속에서 쉼 없이 돌아가던 국수 공장의 활기는 이제 박물관의 기록으로 남았지만, 대구 사람들의 국수 사랑은 여전히 뜨거운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