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없는 아틀레티코, 맨유에 1-2 역전패 충격

2026-08-03 21:05

 스페인 라리가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례 없는 공격진의 혼란에 직면했다. 팀의 상징이었던 앙투안 그리즈만이 이미 미국 무대로 떠난 가운데, 핵심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마저 바르셀로나 이적을 요구하며 구단과 정면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바레스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프리시즌 훈련 불참과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틀레티코는 그의 몸값으로 최소 1억 5,000만 유로를 책정하며 팽팽한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진의 연쇄 이탈 위기 속에서 시메오네 감독은 알렉산다르 쇠를로트를 잔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알바레스의 이적이 현실화될 경우 최전방을 책임질 정통 9번 공격수가 전무해지기 때문에 내린 궁여지책이다. 하지만 쇠를로트가 지난 시즌 보여준 기복 있는 결정력과 경기 영향력은 여전히 의문부호로 남아 있다. 특히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등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비판을 받았던 그가 이강인의 정교한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을 확정 지은 이강인의 상황도 순탄치만은 않다. 이강인은 현재 병역 의무와 관련된 행정 절차 때문에 스페인 현지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하고 한국에 머물고 있다. 국외 여행 허가 등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마드리드에서의 프리시즌 적응 훈련 기회는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구단 측은 이강인이 서울에서 열리는 프리시즌 투어 일정에 맞춰 팀에 합류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적 직후 가장 중요한 손발 맞추기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강인이 빠진 아틀레티코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1대2로 패하며 전력 누수를 실감했다. 창의적인 패스를 공급해 줄 미드필더와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가 뼈아프게 다가온 경기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의 합류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나, 알바레스의 이적 파동과 이강인의 행정적 지연이라는 이중고가 겹치며 새 시즌 구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강인이 팀의 새로운 엔진으로 자리 잡아야 할 시점에 발생한 이러한 변수들은 선수 본인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의 전술적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쇠를로트와의 호흡이 팀 성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리즈만이 수행하던 연결 고리 역할을 이강인이 물려받아야 하는데, 전방에서 이를 받아줄 공격수들의 무게감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알바레스가 끝내 팀을 떠나고 쇠를로트가 주전으로 나설 경우, 이강인은 더 높은 수준의 개인 전술과 정교한 킥력을 발휘해야만 팀의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다.

 

결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운명은 이강인의 조속한 합류와 알바레스 사태의 조기 종결에 달려 있다. 한국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는 이강인이 서울 투어에서 극적으로 합류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흔들리는 공격진 속에서 이강인이 시메오네호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팀의 혼란에 휩쓸려 적응에 애를 먹을지 전 세계 축구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아틀레티코의 2026-2027 시즌은 시작 전부터 거센 폭풍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7500장 타일의 마법, 전혁림미술관이 된 생가터

원천이었다. 화백이 봉평동 자택에서 매일 마주했던 남해의 짙푸른 빛깔은 그만의 독창적인 색채인 ‘전혁림 블루’로 승화되어 한국 현대 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90세의 고령에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열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이어져, 청와대 인왕실을 장식한 가로 7m의 대작 ‘통영항’을 탄생시키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화백의 예술적 숨결이 가장 진하게 남아 있는 곳은 봉평동 봉수골이다. 약 600m에 이르는 이 아담한 거리는 사계절 내내 예술적 감성이 흐르는 통영의 문화 1번지다. 봄이면 벚꽃 터널로 장관을 이루는 이곳 한복판에는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오브제인 전혁림미술관이 우뚝 서 있다. 2003년 화백의 생가터에 세워진 이 미술관은 전 화백 부자의 작품을 구워 만든 7,500여 장의 도자기 타일로 외벽을 장식해, 방문객들로 하여금 건물 안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강렬한 예술적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미술관 내부로 발을 들이면 전혁림 화백의 작품 80여 점과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유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유의 푸른 색조로 재구성된 통영의 풍경들은 평면의 캔버스를 넘어 장엄한 바다의 일렁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화백이 평생을 바쳐 완성한 남빛의 변주를 감상하다 보면, 왜 그가 ‘한국의 피카소’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통영이라는 도시가 지닌 문화적 자부심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미술관을 나와 봉수골의 정취를 따라 걷다 보면 폐가를 개조해 만든 작은 서점 ‘봄날의 책방’을 만날 수 있다. 지역 출판사인 ‘남해의봄날’이 운영하는 이 공간은 서점이라는 틀을 깨고 예술과 문학이 공존하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예술가의 방’이나 ‘책 읽는 부엌’처럼 개성 넘치는 콘셉트로 나뉜 공간들은 방문객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 그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통영의 예술가들이 직접 기획한 도서들이 진열된 공간은 지역 문화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서점 내부의 ‘바다 책방’은 전혁림 화백의 블루를 계승하듯 온통 파란색으로 채워져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들과 통영의 문화예술인들이 창작한 작품들은 이곳을 서점이 아닌 작은 갤러리처럼 느껴지게 한다.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이 사랑한 도시의 이야기가 책장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어,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통영의 진정한 속살을 마주하게 된다. 봉수골의 작은 서점은 그렇게 지역 예술의 가치를 전파하는 소중한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전혁림미술관에서 시작해 봉수골의 서점과 공방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통영이 왜 예향인지를 몸소 증명한다. 거장이 남긴 푸른 색채는 후대 예술가들에 의해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되며 도시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짙푸른 바다의 기억을 화폭에 담았던 화백의 정신은 이제 봉수골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 길을 걷는 모든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건넨다. 통영의 바다가 꽃피운 예술의 향기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봉수골 골목마다 은은하게 배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