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 정몽규에 "송구" 문자 보내 '논란'

2026-07-31 13:52

 대한축구협회 현안을 다루는 국회 청문회 현장에서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이 증인인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에게 사적인 사과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윤 의원은 청문회가 진행 중이던 당시 정 전 회장에게 더 잘 배려하지 못해 송구하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으며, 이는 현장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어 즉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사안을 두고 의원 개인의 친분 관계에서 비롯된 단순한 해프닝으로 규정하며 사태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3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해당 논란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 최 대변인은 본회의장이나 상임위 현장에서 지인이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문자는 공적인 청탁이나 부적절한 거래가 아닌 지인 관계에서 가볍게 의견을 전달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당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심각한 결격 사유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부정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방어막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문회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축구협회의 행정 난맥상을 파헤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국회의원이 피조사자 격인 증인에게 저자세를 취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윤 의원이 보낸 메시지에는 특정 인물의 성씨를 언급하며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논란이 확산되자 전날 윤 의원을 직접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구두로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원내대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의원은 본인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했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당 지도부는 문자 내용 전반을 검토한 결과 중대한 비위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징계 절차 없이 구두 경고 수준에서 사건을 일단락 짓기로 방침을 정했다.

 


윤 의원이 보낸 문자에는 정 전 회장에 대한 예우와 배려가 부족했다는 미안함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정 전 회장은 감사의 뜻을 표하며 추후 다른 자리에서 인사를 드리겠다는 정중한 답신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대화 내용은 축구협회의 쇄신을 바라는 국민적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당 소속 의원이 청문회 본연의 임무보다 증인과의 사적 관계를 우선시했다는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현재 야당은 이번 사건을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행위로 규정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개인적 친분'을 이유로 가볍게 넘기려 하지만, 축구 팬들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청문회가 '보여주기식 쇼'에 그친 것 아니냐는 허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여권 내부에서도 이번 논란이 당의 도덕성과 개혁 의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으며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40년 국민과자 고래밥, 무대 위로 점프

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오는 8월 16일까지 초연되는 뮤지컬 '고래밥-바다 대운동회'는 익숙한 과자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가족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히 고래 한 마리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과자 봉지 속에서 만났던 문어, 불가사리, 꽃게, 상어 등 16가지의 다채로운 바다 친구들이 모두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무대를 가득 채운다.이번 공연의 배경은 바닷속에서 펼쳐지는 '제42회 바다 대운동회' 현장이다. 무대 연출의 가장 큰 특징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어 관객이 극의 일부가 되는 '이머시브(Immersive)' 형식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고래 캐릭터 '라두'가 이끄는 고래팀과 상어 캐릭터 '후크'가 지휘하는 상어팀이 바다 과자의 명예를 걸고 화려한 노래와 춤, 퍼포먼스로 대결을 펼친다. 이때 객석에 앉은 어린이들은 단순히 구경꾼에 머물지 않고, 각자 응원하는 팀의 단원이 되어 열띤 응원전을 펼치며 공연의 에너지를 완성한다.어린이 관객들은 입장 시 배부받은 응원용 클랩퍼를 흔들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극의 흐름에 따라 직접 승부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공연장 외부에서도 즐길 거리는 계속된다. 공연 전후로 전시장 곳곳을 누비며 숨겨진 캐릭터를 찾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에게는 마치 거대한 놀이터에 온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과자 봉지 속 캐릭터를 실제로 찾아다니는 과정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아날로그적인 재미와 성취감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가족 뮤지컬의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100층짜리 집' 시리즈와 '엉뚱발랄 콩순이'를 제작한 엄윤기 총괄 프로듀서를 필두로 신은애 프로듀서, 조재국 연출가 등이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MBC의 전설적인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메인 작가 출신인 박수경 작가가 대본을 맡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구축했다. 베테랑 제작진의 노하우가 집약된 만큼, 단순한 캐릭터 쇼를 넘어선 높은 완성도의 무대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다.무대 디자인 역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핵심 요소다. 마포문화재단 측은 무대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고래밥' 과자 상자로 형상화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신비로운 바닷속 세상이 펼쳐지지만, 측면에서 무대를 바라보면 실제 과자 상자를 뜯었을 때 발생하는 종이의 찢어진 질감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놓았다. 이러한 디테일한 연출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환상의 공간을 제공하고, 함께 온 부모들에게는 어린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과자 상자를 열던 소중한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가 된다.결국 뮤지컬 '고래밥'은 40년이라는 세월을 관통하며 부모와 자녀 세대를 하나로 묶어주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린 시절 문어와 불가사리 모양 과자를 골라 먹던 부모들은 이제 자신의 아이와 함께 무대 위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응원하며 세대 간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친숙한 먹거리가 예술적 상상력과 결합해 탄생한 이번 무대는 올여름 무더위에 지친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바캉스 기억을 선물하며 8월 중순까지 그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