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 왜 안 줘?" 쇠를로트 살해 협박 충격

2026-07-13 21:36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에 석패하며 대회를 마감한 노르웨이 축구 대표팀이 경기 후 벌어진 충격적인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패배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 공격수 알렉산데르 쇠를로트에게 일부 극단적인 팬들의 살해 협박이 쏟아지면서 팀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 노르웨이는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주드 벨링엄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하지만 대중의 비난은 역전골을 허용한 수비진이 아닌, 경기 막판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킨 쇠를로트에게 집중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후반 종료 직전 발생한 득점 기회였다. 당시 쇠를로트는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옆에 있던 엘링 홀란에게 패스하는 대신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 이 공이 골문을 벗어나며 동점 기회가 날아가자, 분노한 팬들은 쇠를로트의 개인 소셜 미디어 계정으로 몰려가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협박을 퍼부었다. 특히 쇠를로트의 연인인 레나 셀레스가 직접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공포와 협박 내용을 폭로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스톨레 솔바켄 노르웨이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강한 분노를 표출하며 선수 보호에 나섰다. 솔바켄 감독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도덕적 수준이 비극적이라며, 감정에 치우쳐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몰지각한 행동들이 선수들의 정신 건강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수들에게 외부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차단하기 위해 당분간 소셜 미디어를 멀리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솔바켄 감독은 소셜 미디어가 긍정적인 소통의 창구가 되기보다는 증오를 배설하는 공간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축구 경기의 결과가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감독의 이러한 발언은 패배의 아픔보다 선수의 안전과 인권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표팀 차원에서도 이번 협박 사건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난의 화살을 맞은 쇠를로트 역시 해당 장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어 해명했다. 그는 당시 홀란에게 볼을 전달하려 했으나 상대 수비수인 존 스톤스가 패스 길목을 완벽히 차단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쇠를로트는 패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직접 슈팅을 선택했으나, 첫 번째 터치가 길어지면서 수비수의 움직임에 말려들었다고 자책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니었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번 사태는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판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노르웨이 대표팀은 월드컵 8강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거두고도 선수 한 명을 향한 마녀사냥으로 인해 빛이 바랜 모양새다. 축구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수들을 향한 온라인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쇠를로트와 그의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월드컵의 열기 뒤에 숨겨진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유미의 세포들' 뮤지컬… 자존감 깨우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연애와 이별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내면의 목소리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풀어냈다. 티파니 영과 김예원이 주인공 유미 역을 맡아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가운데, 작품은 유미의 외부 사건보다는 그를 움직이는 세포들의 움직임에 더욱 집중하며 관객들을 내밀한 심리의 세계로 초대한다.이번 창작 초연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견습 세포 ‘109’의 등장이다. 최재림과 정택운이 연기하는 109는 이름도 역할도 부여받지 못한 채 세포 마을을 배회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인물이다. 프라임 세포인 ‘사랑’을 동경하면서도 늘 주변부에 머무는 그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의 자화상을 투영한다. 109가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은 곧 유미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긍정하게 되는 성장 서사와 궤를 같이한다.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연애의 기술이 아닌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존감’에 닿아 있다. 양정웅 연출은 세포들의 세계를 먼저 구축한 뒤 그곳에 유미를 초대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한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두려움과 욕망, 그리고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만 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각자의 안에는 하나의 거대한 우주가 존재한다는 위로의 메시지는 소외감을 느끼는 많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음악은 이러한 정서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너라는 이름의 이야기’, ‘마이너 마이너 마이너’ 등 총 25곡의 넘버는 따뜻한 선율 속에 자기 긍정의 철학을 담아냈다. 특히 ‘우주’나 ‘별’과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외로운 존재들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동시에 ‘응큼파티’나 ‘우선순위 쇼’와 같은 재치 있는 쇼 넘버들은 강렬한 리듬과 군무를 통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 의식을 유쾌하게 풀어낸다.세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앙상블은 극의 생명력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명탐정, 패션, 응큼, 감성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세포들은 서로 다른 말투와 움직임으로 유미의 복잡한 내면을 시각화한다. 개별 캐릭터의 활약보다 이들이 함께 노래하고 움직일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무대 좌우의 프레임을 활용한 ‘무대 속 무대’ 구성은 웹툰의 칸 만화 형식을 연극적으로 재해석하여 원작 팬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비록 대극장 규모에 비해 영상 의존도가 높고 무대 장치가 단출하다는 일부 아쉬움은 있으나, 촘촘한 서사와 배우들의 열연이 그 빈틈을 충분히 메운다. 작품은 이름 없는 세포 109의 입을 빌려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존재일지라도 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자기 안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이 다정한 뮤지컬은 오는 8월 23일까지 관객들과 만나며 우리 모두가 각자 인생의 주인공임을 다시금 일깨워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