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회의 중 고성·사퇴 압박

2026-06-29 23:23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정면으로 충돌하며 자중지란에 빠졌다. 2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장동혁 당 대표를 향해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우 최고위원은 당이 원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 지도부의 용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선거 패배 이후에도 쇄신 대신 기강 잡기에만 몰두하는 지도부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당권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즉각 고성으로 맞받아치며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김 최고위원은 우 최고위원이 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것 외에 당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특히 사퇴를 주장할 거라면 본인부터 직을 내려놓으라며 역공을 펼쳤다. 지방선거 이후 당내 갈등이 수면 아래서 끓어오르다 지도부 구성원 간의 감정 섞인 설전으로 폭발한 셈이다.

 


이번 갈등의 근저에는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참패에 따른 책임론이 자리 잡고 있다. 비당권파 의원들은 장 대표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장 대표 측은 특검 수용 등 현안 대응을 이유로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오히려 지도부 비판에 앞장선 소장파 의원들을 향해 윤리위원회 징계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자, 우 최고위원이 이에 반기를 들며 동료 의원들을 엄호하고 나선 것이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도 지도부 내의 격앙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최고위 회의가 당무 결정이 아닌 대표 퇴진 압박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당의 분열이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은 반복되는 사퇴 발언이 당의 단합을 해치고 오히려 차기 당권 경쟁을 조기에 점화시키고 있다며 자중을 요청했다.

 


당 대변인실은 특정인에 대한 징계 논의는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장 대표 측은 당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우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 소신이라며, 만약 이를 이유로 징계 절차가 시작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지도부 내의 전운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리더십 논란을 넘어 차기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파 간의 세력 다툼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가 징계 카드로 당내 기강 확립을 시도하는 가운데, 소장파와 청년 정치인들이 이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국민의힘은 당분간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장동혁 대표가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릴지가 향후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예술가의집, 31일간 펼쳐지는 '프랑스의 빛'

서 '프랑스의 빛'이라는 주제로 2026 줄라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20세기 프랑스 음악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작곡가들을 집중 조명하며, 매일 쉬지 않고 이어지는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미학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올해로 7회째를 맞는 줄라이 페스티벌은 그동안 베토벤과 슈만 등 특정 작곡가를 탐구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라는 더 넓은 틀로 시야를 넓혔다. 인상주의 음악의 거장 드뷔시와 라벨을 필두로 에릭 사티, 프랑스 6인조, 메시앙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음악사의 계보를 잇는 다양한 인물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이는 단순한 연주회를 넘어 프랑스 현대 음악이 지닌 독특한 질감과 유머, 정교한 구조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축제의 서막과 대미는 신예 아티스트들의 열정적인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장식된다. 1일 개막식에서는 지휘자 박강현과 피아니스트 홍석영이 호흡을 맞춰 드뷔시와 라벨의 대표작을 연주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31일 폐막 공연은 지휘자 박근태와 피아니스트 이관욱이 바통을 이어받아 프랑스 관현악 특유의 섬세한 색채감을 극대화한다. 젊은 거장들이 해석하는 고전과 현대의 조화가 이번 페스티벌의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공연의 중추를 이루는 피아노와 실내악 시리즈는 드뷔시와 라벨의 작품 세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라벨 시리즈에서는 두 대의 피아노를 배치해 오케스트라에 버금가는 웅장한 음향을 구현하는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또한 사티와 프랑스 6인조의 작품을 통해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위트 있는 선율을 소개하며, 장 프랑세의 곡들로 프랑스 음악 특유의 경쾌한 감각을 전한다.연주자와 관객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아티스트 인 포커스' 세션도 기대를 모은다. 매주 월요일마다 첼리스트 이영은, 피아니스트 문지영 등 주목받는 연주자들을 초청해 심도 있는 연주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 소프라노 최윤정과 테너 이기업이 참여하는 가곡 시리즈 '프랑스의 목소리'는 기악곡과는 또 다른 성악의 매력을 더하며 축제의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이번 페스티벌은 서울의 경계를 넘어 전국 각지로 그 열기를 확산시킨다. 대학로 공연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함안, 고창, 부산, 밀양 등 지역 문화예술회관과 소규모 하우스콘서트장을 돌며 순회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 클래식 저변 확대를 위해 무대를 확장한 이번 시도는 서울에 집중된 문화적 자산을 지역민들과 공유하며 '음악으로 소통하는 7월'이라는 축제의 본질을 실천하는 행보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