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강도·집단폭행은 예외…촉법소년 기준 낮아질까

2026-06-29 10:11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일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소년범 처벌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모든 촉법소년에게 적용되는 전면 하향이 아니라, 살인·강도·집단폭행 등 중대한 범죄에 한정해 기준을 낮추는 방식이다.

 

성평등부는 이르면 오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권고안에는 중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한해 촉법소년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만 13세 청소년이라도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촉법소년은 범죄 행위를 했더라도 형사책임을 묻지 않고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는 청소년을 말한다. 현재는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이 기준을 일괄적으로 낮추는 대신, 범죄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논의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공론화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사회적대화협의체는 두 달 동안 16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들었고, 최종적으로 현행 만 14세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협의체 권고 이후에도 청소년 강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충남 천안에서 만 13세 촉법소년 2명이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범죄에 대해서는 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가 내놓은 ‘조건부 하향’ 방안은 이런 여론을 반영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전면적인 연령 하향에 따른 우려는 피하면서도, 국민적 공분이 큰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이 실제 범죄 예방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처벌 강화론자들은 피해자 보호와 법적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반대 입장에서는 청소년 범죄의 원인을 해결하려면 처벌보다 교육·상담·교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론화 기구가 ‘현행 유지’를 권고했음에도 정부가 다른 방향의 방안을 추진한다는 점도 쟁점이다. 향후 국무회의 보고와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적용 대상 범죄의 범위, 만 13세 형사책임 인정 기준, 소년범 교화 대책 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로판·헌터물… K-드라마, 장르 금기 깼다

제는 로맨스 판타지와 헌터물 등 웹소설 특유의 장르로 급격히 확장되는 추세다. 이는 기존 TV 드라마의 전형적인 문법에서 벗어나 OTT 플랫폼에 최적화된 자극적이고 신선한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글로벌 OTT 플랫폼들은 이미 대형 웹소설 IP를 앞세워 하반기 라인업을 구축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메가 히트작 '재혼황후'를 드라마로 제작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동대제국의 황후 나비에가 황제의 변심에 맞서 재혼 승인을 요구하는 파격적인 서사를 담은 이 작품은 신민아와 주지훈 등 화려한 출연진을 확정하며 기대를 모은다. 넷플릭스 역시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실사화에 착수하며 변우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헌터물 장르의 대중화를 노린다.이러한 변화는 국내 드라마 업계가 오랫동안 금기시해온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세 유럽풍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판타지는 그동안 한국 배우가 연기할 때 발생하는 이질감 때문에 실사화가 어려운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시각 효과 기술의 발달과 시청자들의 장르 수용도가 높아지면서 tvN의 '하렘의 남자들'처럼 클리셰를 뒤트는 설정의 작품들이 내년 방영을 목표로 제작 궤도에 올랐다.콘텐츠 업계가 웹소설에 주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확장성과 안정적인 팬덤에 있다. 웹소설은 텍스트 중심의 매체 특성상 웹툰보다 각색의 폭이 넓고 제작자의 상상력을 투영하기에 유리하다. 또한 이미 수년간 연재되며 흥행성이 검증된 대형 IP들이 시장에 풍부하게 남아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웹툰 IP가 지난 10년간 활발히 소진된 것과 달리 웹소설 시장은 여전히 영상화되지 않은 '보물창고'로 인식되고 있다.제작 방식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 '김비서가 왜 그럴까'나 '재벌집 막내아들' 같은 작품들이 현대극의 틀 안에서 웹소설을 수용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원작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감 없이 전면에 내세운다. 게임식 레벨업 시스템이나 이세계의 계급 사회를 그대로 구현하는 방식은 원작 팬들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볼거리를 갈구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는 대중성 확보를 위해 설정을 순화하던 과거의 제작 관행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다만 장르적 도전에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적 완성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서양식 귀족 사회를 이질감 없이 재현해야 하는 로맨스 판타지나 고난도 CG가 필수적인 헌터물은 일반 드라마보다 훨씬 높은 제작비가 투입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공개될 대작들의 성패가 향후 웹소설 기반 장르물의 시장 확대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