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2만 원 vs 동결... 노사 정면충돌

2026-06-25 22:53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의 분수령이 될 제9차 전원회의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되었으나 노사 양측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인상된 시급 1만 2,00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동일한 1만 320원 동결을 각각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하며 맞섰다. 두 진영 사이의 간극이 무려 1,680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회의장 안팎에서는 서로의 논리를 비판하는 날 선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근로자위원들은 고물가 시대에 저임금 노동자들이 겪는 실질적인 생계 위기를 강조하며 대폭 인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 기준 월급인 215만 원이 비혼 단신 근로자의 실태 생계비인 282만 원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단순히 소득 보전을 넘어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처한 한계 상황을 근거로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유가와 고금리 등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경영 위기가 심화되었다는 분석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추가로 인상될 경우 신규 채용 축소나 기존 인력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설문 결과를 제시하며, 기업의 생존이 담보되지 않는 임금 인상은 결국 일자리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되었다.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수뇌부가 직접 나서 최저임금 현실화를 촉구하는 등 장외 투쟁의 수위를 높였다. 경영계 역시 영세 사업자들의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공익위원들을 향해 합리적인 판단을 요구했다. 노사 모두 각자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수정안 제출을 앞두고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양측에 진전된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며 중재에 나섰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제10차 전원회의에서 1차 수정안을 내놓고 본격적인 격차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최초 요구안의 차이가 워낙 큰 데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라는 상반된 지표가 공존하고 있어, 수정안 제시 이후에도 합의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법에 따른 법정 심의 시한은 오는 29일까지지만, 현재의 논의 속도로 볼 때 올해도 시한 준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종 결정 고시를 해야 하는 8월 초까지의 일정을 고려하면, 7월 중순은 되어야 최종적인 합의안이 도출될 전망이다. 노사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공익위원들이 제시할 심의 촉진 구간이 향후 협상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화랑미술제 수원 상륙, 103개 화랑 집결

는 ‘2026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초기의 우려를 딛고 이제는 주변에서 입장권을 구하기 위한 문의가 쇄도할 만큼 지역 사회의 깊은 신뢰와 관심을 받는 행사로 성장했다. VIP 프리뷰가 시작된 첫날부터 전시장에는 미술 애호가와 시민들이 몰려들며 활기찬 분위기 속에 한국 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했다.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의 편의를 극대화하고 문턱을 낮춘 유연한 운영 방식에 있다. 특히 테마파크나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전격 허용하며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행사장 곳곳에는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인 ‘펫모차’ 대여 서비스가 마련되었고, 반려견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라이브 드로잉 포토부스 등 이색적인 콘텐츠가 배치되었다. 이는 미술 전시가 엄숙하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친근한 문화 콘텐츠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은 화랑미술제가 지역 경제와 문화 예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원시 측은 이번 행사가 ‘수원 방문의 해’와 맞물려 국내외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핵심 문화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지역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따른 자금 유동성이 미술 시장으로 흘러 들어와 작품 판매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권 인사들 역시 지역 미술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좋은 작품을 직접 소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미술 유통 시장의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 만큼, 전시의 질적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참여 화랑들은 각자의 정체성을 담은 대표 작가들의 수작은 물론, 한국 미술의 미래를 책임질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리드 파트너로 참여한 금융권 관계자는 화랑미술제가 서울 중심의 미술 권력을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침체된 유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관람객들은 100여 개 부스를 돌며 한국 현대미술의 방대한 스펙트럼을 한자리에서 만끽하는 기회를 가졌다.지역 작가들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특별전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수원문화재단이 기획한 ‘수문장 : 제3의 파도’ 전시는 지역 작가 24명의 작품을 소개하며 지역 미술의 독창성을 뽐냈다. 파도와 파장, 물결을 주제로 한 세 가지 섹션은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열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며, ‘숍인숍’ 형태의 판매 플랫폼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화랑미술제가 단순히 외부 화랑들의 잔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 미술 생태계와 국내 미술 시장을 단단하게 연결하는 뿌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성공적인 안착을 확인한 화랑미술제는 이제 수원을 넘어 경기 남부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 랜드마크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와 수원시의 협력 관계가 내년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나, 현장의 뜨거운 반응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고려할 때 향후에도 수원에서의 개최가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분위기다. 쾌적한 관람 환경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무장한 이번 행사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며, 미술이 대중의 삶 속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