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기후 재앙, 파리·로마 40도 넘는 살인 더위

2026-06-23 23:25

 유럽 대륙이 6월부터 시작된 유례없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현지시간 23일, 수도 로마와 경제 중심지 밀라노를 포함한 전국 15개 주요 도시에 최고 단계인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하며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적색경보는 노약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성인에게도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수준의 기온이 예보될 때 내려지는 조치다. 보건당국은 시민들에게 한낮 야외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실내에 머물 것을 강력히 권고했으며, 내일은 라티나 지역까지 경보가 확대되어 총 16개 도시가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 지역은 올해 처음으로 40도에 육박하는 고온이 예보되면서 일상적인 경제 활동은 물론 관광 산업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볼로냐, 피렌체, 베네치아 등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들이 모두 적색경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야외 유적지 관람이 제한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기상 전문가들은 지중해 상공에 정체된 고기압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어 기온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프랑스 기상청은 본토 96개 행정구역 중 절반이 넘는 54곳에 폭염 적색경보를, 35곳에 주황색 경보를 내렸다. 이는 프랑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살인적인 더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특히 파리 도심 관측소에서는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인 38.4도가 기록되었으며, 남서부 보르도와 중부 샤토메이앙은 각각 41.9도와 43.3도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기상청은 오늘 오후 보르도의 기온이 44도까지 치솟으며 기록을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폭염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더위를 피하려 허가되지 않은 강이나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던 시민들이 익사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주말부터 현재까지 집계된 익사자 수만 약 20명에 달한다. 이에 마리나 페라리 스포츠부 장관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폭염기 무분별한 물놀이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고온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어 각국 의료 시스템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유럽의 인프라 역시 폭염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는 철로가 열기에 팽창해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열차 운행이 전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태가 빈번해졌다. 냉방 시설이 부족한 노후 학교들은 학생들의 건강을 우려해 단축 수업을 하거나 휴교령을 내리는 등 교육 현장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연례 음악 축제인 '페트 드 라 뮈지크' 등 대규모 야외 행사들도 안전을 위해 취소되거나 규모가 대폭 축소되며 유럽 특유의 여름 활기가 사라진 모습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의 명백한 징후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7~8월에나 볼 수 있었던 극심한 고온 현상이 6월부터 나타나는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 또한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독일 등 주요국 기상 당국은 이번 주 내내 40도를 웃도는 열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하며,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블랙아웃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유럽 전역이 거대한 가마솥으로 변한 가운데 각국 정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40주년 춘향미술대전, 486점 경합 마무리

제40회 전국춘향미술대전’의 최종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은 회화와 공예, 캘리그래피 등 총 6개 부문에 걸쳐 486점의 다채로운 작품들이 접수되며 전국 규모 예술 경연으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다시금 입증했다.이번 대전의 최고 영예인 종합 대상은 공예 부문에 출품한 이미정 작가의 ‘역동적 파도의 시간’에 돌아갔다. 이 작가는 파도가 지닌 강렬한 에너지와 움직임을 입체적인 조형미로 풀어내며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섬세한 표현력과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공예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심사단은 해당 작품이 보여준 독창적인 조형 언어가 40주년을 맞이한 대전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부문별 대상에서도 각 분야의 개성이 돋보이는 수작들이 이름을 올렸다. 서양화 부문에서는 꽃을 감각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김희옥 작가의 ‘해석된 꽃의 정원 1’이 대상을 거머쥐었으며, 캘리그래피 부문은 서체와 조형적 미학을 결합한 한광수 작가의 ‘중(中)고개’가 차지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미술이 지향해야 할 실험 정신과 예술적 깊이를 충분히 보여주며 대중과 전문가의 시선을 동시에 사로잡았다.심사 과정을 총괄한 명안나 심사위원장은 출품작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예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기법에 충실한 작품부터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창작물까지 폭넓게 접수되어 심사 과정에서의 고민이 깊었다는 후문이다. 심사위원회는 예술성과 창의성은 물론, 작가의 향후 발전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4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이한 만큼 이번 대전은 지역과 세대를 잇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서도 큰 역할을 했다. 김광길 운영위원장은 이번 행사가 예술가들에게는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고,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예술 문화를 향유할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대전에는 신진 작가부터 중견 작가까지 고르게 참여해 춘향미술대전이 가진 역사적 깊이와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동시에 보여주었다.남원시는 수상의 기쁨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두 차례에 걸친 특별 전시를 마련했다. 수상작들은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오는 26일까지 1차 전시를 마친 뒤,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2차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대미를 장식할 시상식은 전시 마지막 날인 7월 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남원시는 이번 미술대전을 통해 확인된 예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