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 충돌, 장동혁 사퇴론 정면 돌파

2026-06-11 20:57

 6·3 지방선거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든 국민의힘이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걷잡을 수 없는 내홍에 휩싸였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지도부의 거취를 놓고 고성과 비난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자, 당권파 지도부들이 이를 '정치적 미숙함'으로 규정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잠복해 있던 당내 갈등이 중앙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는 대형 악재와 맞물리며 폭발하는 양상이다.

 

당내 소장파와 중진 의원들은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이 이미 붕괴되었다고 진단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기자회견을 통해 장 대표가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6선의 조경태 의원과 5선의 윤상현 의원 등 중진들 역시 선거 전 약속했던 '패배 시 사퇴' 이행을 촉구하며 장 대표를 몰아세웠다. 특히 서울 시장 선거 승리가 후보 개인의 경쟁력 덕분이었을 뿐, 당 지도부의 전략적 기여는 전무했다는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장 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사퇴 요구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로 인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중대한 시기에 지도부가 공백 상태가 된다면 당이 내분 속에 매몰되어 선거 시스템 개혁이라는 본질적인 과제를 놓칠 수 있다는 논리다. 장 대표는 선관위 사태 해결을 위해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실상 즉각적인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장 대표가 내세운 '재선거 필요성' 주장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당내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선관위의 실책을 빌미로 '부정선거 음모론'과 결합해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김재섭 의원 등은 장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에서도 리더십을 상실했다고 꼬집으며, 투표용지 사태가 지도부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역시 장 대표가 보수 재건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지도부 내의 수성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조광한, 김민수 최고위원 등 당권파 인사들은 사퇴를 요구하는 측을 향해 '계파 이익을 위해 뛰는 행위'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비공개회의 참여도 저조했던 인사들이 공개 석상에서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장 대표의 정무특보인 김대식 의원은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우선이라며, 무조건적인 지도부 교체가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원 대다수가 사퇴해야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 만큼, 당권파의 결집은 장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참패라는 외부의 심판보다 더 가혹한 내부의 권력 투쟁에 직면해 있다. 장 대표가 투표용지 사태 해결을 명분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지만, 당내 소장파와 중진들의 사퇴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는 모양새다. 특히 정점식 원내대표가 장 대표와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지도부 내의 균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이 선거 이후의 혼란을 수습하고 혁신의 길로 나아갈지, 아니면 지도부 붕괴와 비대위 체제 전환이라는 극단적인 진통을 겪을지는 이번 주말 의원들의 여론 향방에 달려 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창포물에 머리 감아볼까? 민속박물관 단오 행사

과 19일 양일간 '수리 술의 수릿날, 단오'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세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잊혀가는 우리 고유의 명절인 단오의 의미를 되새기고, 시민들이 직접 전통 풍습을 체험하며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단오는 초닷새를 뜻하며 중오, 천중절, 수릿날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던 큰 명절이었다.행사의 서막은 오는 17일 오전 10시 박물관 내 오촌댁 앞마당에서 열리는 창포물 머리 감기 시연이 장식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창포를 뿌리와 함께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희게 변하지 않고 나쁜 기운을 쫓을 수 있다고 믿어왔다. 도심에서 흔히 보기 힘든 창포를 활용한 이번 시연은 관람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은 물론, 조상들의 지혜를 직접 확인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시연 이후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보는 체험 시간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호응이 클 것으로 보인다.본격적인 단오 당일인 19일에는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오전 11시와 오후 1시에는 과거 임금이 신하들에게 부채를 하사하며 여름 무더위를 이겨내길 기원했던 '단오 부채' 나눔 행사가 진행된다. 정성스럽게 준비된 부채를 나누며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 행사는 단오가 가진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목이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만큼 이른 시간부터 박물관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체험 프로그램 역시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박물관 곳곳에서는 창포 비누 만들기, 모기 기피제 나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오색실 팔찌인 장명루 만들기 등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전통 콘텐츠가 운영된다. 특히 여름철 해충을 쫓기 위한 모기 기피제 나눔은 실용적인 세시풍속의 현대적 변용으로 눈길을 끈다. 관람객들은 직접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단오가 가진 벽사(잡귀를 물리침)와 진복(복을 기원함)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미각을 자극하는 단오 절식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단오의 대표적인 음식인 수리취떡 등 절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며,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아이스 앵두화채 나눔 행사도 함께 열린다. 전통 음식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건강을 챙겼던 선조들의 식문화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리다.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이번 행사는 박물관을 찾은 내외국인 모두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행사의 대미는 화려한 특별 공연이 장식한다. 박물관 앞마당에서는 해주승무와 탈춤 공연이 펼쳐져 축제의 흥을 돋운다. 역동적인 춤사위와 해학이 넘치는 탈춤은 관객들에게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단오 잔치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모든 프로그램의 상세한 일정과 참여 방법은 국립민속박물관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 년 중 기운이 가장 센 날, 전통의 향기가 가득한 박물관에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단오의 정취를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