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등판날, 강백호는 대타 대기

2026-06-05 22:28

 한화 이글스의 타선을 이끄는 핵심 타자 강백호가 햄스트링 부위의 불편함으로 인해 이틀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경문 감독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강백호를 라인업에서 뺐다고 밝혔다. 현재 리그 타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강백호의 부재는 팀 공격력에 큰 손실이지만, 김 감독은 무리한 출전보다는 선수의 장기적인 보호를 선택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강백호는 왼쪽 햄스트링 부근에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백호는 올 시즌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12홈런, 60타점을 기록하며 한화 타격의 중심을 잡아왔다. 홈런과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리그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릴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었기에 그의 공백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지난 4일 두산전에서도 강백호가 빠진 한화 타선은 응집력 부족을 드러내며 패배를 맛본 바 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당장의 승리보다 선수의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향후 시즌 운영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강백호의 상태를 상세히 설명하며 선수 관리 철학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선수가 출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지만, 햄스트링 부상은 재발할 경우 회복에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급하게 한 경기를 치르려다 한 달 이상의 공백이 생기는 최악의 상황을 막겠다는 의지다. 다만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경기 상황에 따라 대타로 기용할 가능성은 열어두었으며,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이날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내세워 승리 사냥에 나섰다. 류현진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하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롯데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승리 투수가 되었던 좋은 기억이 있다. 강백호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선발 라인업에 없지만, 류현진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나머지 타자들의 집중력이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선수단 구성에도 일부 변화가 포착됐다. 한화는 최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던 투수 김종수를 2군으로 내려보내고, 퓨처스리그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장유호를 1군으로 콜업했다. 김경문 감독은 기존 투수진을 신뢰하며 긴 호흡으로 가고 싶었으나, 김종수의 부진이 길어짐에 따라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군에서 좋은 흐름을 보인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불펜의 안정감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강백호의 이탈로 인해 한화는 이진영, 페라자, 문현빈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외야진과 유민을 지명타자로 배치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노시환이 4번 타자로서의 중책을 맡게 된 가운데, 강백호가 빠진 타선의 무게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이번 롯데전의 핵심 과제다. 김경문 감독의 '선수 보호' 결단이 팀의 장기적인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인 전력 약화로 고전하게 될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사직구장으로 향하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73년 금단 DMZ, 사진 80점으로 빗장 연다

13일까지 개최되는 사진전 ‘바람의 길목, DMZ’는 분단이 남긴 상흔과 그 안에서 피어난 생명력을 80여 점의 기록물로 증명한다. 이번 전시는 일본의 거장 구와바라 시세이를 비롯해 박종우, 김녕만, 최병관 등 DMZ의 찰나를 기록해온 국내외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관람객들은 철책 너머에 가려져 있던 한반도의 허리, 그 내밀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전시의 백미 중 하나는 1989년 판문점의 찰나를 포착한 김녕만 작가의 ‘우산 아래 남북 기자들’이다.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남북의 기자들이 하나의 대형 우산 아래 모여 담배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분단의 벽이 무색해지는 인간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왼쪽 팔뚝의 ‘PRESS’ 완장과 북측의 ‘기자’ 완장이 대비를 이루면서도, 같은 비를 피하는 이들의 모습은 DMZ가 단절의 공간인 동시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류의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사진은 과거 사진집으로만 공개되었다가 이번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실물로 공개된다.흑백과 컬러를 넘나드는 사진들은 DMZ 내부에 정체된 시간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남북이 각각 2km씩 물러나며 형성된 이 공간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채 독특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잡초가 무성해져 형체만 남은 금강산행 철길과 지뢰밭 속에 둥지를 튼 두루미 떼의 모습은 전쟁의 비극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후고구려 궁예의 옛 성터인 풍천원이 적막한 산수화처럼 변해버린 풍경은 역사의 무상함과 DMZ의 고요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전시장은 최전방 GP에서 바라본 금강산의 절경과 남북이 자존심을 걸고 벌였던 국기 게양대 높이 경쟁 등 냉전의 산물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남측의 99.8m와 북측의 160m 게양대가 대치하는 모습은 분단의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또한 민간인 통제구역 내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포착한 기록들은 DMZ가 단순히 군사적 공간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삶의 터전임을 일깨워준다. 철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수달의 모습은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의 허망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기획을 맡은 권기준 학예연구사는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이번 전시가 흩어져 있던 DMZ 기록의 정수를 한자리에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강력한 시각적 이미지를 앞세워, 분단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와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려는 외국인들에게 DMZ의 실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80여 점의 사진은 각각의 프레임 속에 갇힌 역사를 끄집어내어 오늘날 우리가 나아가야 할 평화의 길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분단의 유산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73년간 굳게 닫혀 있던 바람의 길목을 사진이라는 매개체로 열어젖힌 이번 기획전은 오는 9월 중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창밖으로 보이는 현대적인 서울의 풍경과 전시장 내부의 적막한 DMZ 사진을 대비하며, 한반도가 처한 이중적인 현실을 체감하게 된다. 박물관 측은 전시 기간 중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DMZ에 담긴 역사적 층위를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