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1위 아워홈, 빕스·애슐리에 도전장

2026-05-26 20:05

 서울 종로의 한 빌딩 지하에 위치한 아워홈의 신규 뷔페 매장 '테이크'가 고물가에 지친 직장인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며 외식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한화그룹의 일원이 된 아워홈이 야심 차게 내놓은 이 브랜드는 오픈 초기부터 평일 점심 대기 줄이 형성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광화문과 종로 일대의 풍부한 직장인 수요를 흡수하며 기존 프랜차이즈 뷔페 브랜드들이 점유하던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테이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음식 분류를 넘어선 '글로벌 푸드 마켓' 콘셉트의 도입이다. 미국식 바비큐부터 스페인의 빠에야, 일본의 오뎅, 중국 사천의 마라 요리까지 국가별 미식 스테이션을 구축해 고객들에게 식탁 위 세계여행이라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와 협업한 전용 코너는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의 취향을 저격하며 테이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브랜드 론칭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외식 사업 강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의 의중이 깊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메뉴 개발 단계부터 직접 시식에 참여하며 품질 관리에 공을 들였으며, 이는 아워홈이 가진 기존의 기업 간 거래(B2B) 중심 이미지를 일반 소비자 대상(B2C) 전문 외식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대량 조리 노하우를 일반 외식 시장에 이식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워홈이 단체급식 사업을 통해 축적한 압도적인 식자재 구매력과 원가 관리 능력이 테이크의 흥행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뷔페 사업의 핵심인 조리 효율성과 식재료 회전율 측면에서 이미 검증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일 점심 2만 원대라는 가격 설정은 최근 급등한 외식 물가 속에서 여러 메뉴를 한 번에 즐기려는 직장인들의 가성비 심리를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뷔페 시장을 주도하던 애슐리퀸즈나 빕스 등과의 정면대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족 단위 고객에 집중했던 기존 브랜드들과 달리 테이크는 도심 오피스 상권을 기반으로 점심 회식과 비즈니스 미팅 수요까지 노리고 있다. 종각역과 연결된 뛰어난 접근성은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 관광객 유입까지 가능하게 해, 상권 특성에 최적화된 운영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다만 론칭 초기의 화제성을 장기적인 재방문으로 이어가야 하는 숙제는 남아있다. 뷔페 특성상 메뉴 구성이 고착화될 경우 고객의 흥미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아워홈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별 스테이션의 메뉴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급식 시장의 강자가 외식 시장에서도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부산비엔날레, 폐교·폐공장서 '합창'한다

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전시의 주제인 '불협하는 합창(Dissident Chorus)'을 공식 발표했다. 공동 전시감독인 아말 칼라프와 에블린 사이먼스는 폭력적인 언어와 가짜뉴스, 과잉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 발화된 언어가 여전히 유효한 소통 수단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기존의 시각적 오브제 중심 전시에서 탈피하여 사운드와 비트, 퍼포먼스를 통해 또 다른 감각의 소통 방식을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번 비엔날레는 부산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세 곳의 거점을 활용해 마치 교향곡의 '3개의 악장'처럼 전개된다. 첫 번째 악장은 생태보호구역인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물'을 매개로 돌봄과 재생, 공존의 개념을 탐구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감독들은 을숙도가 지닌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며, 그동안 주류 역사에서 듣지 못했던 소외된 목소리와 정치적 저항의 메시지를 사운드와 기록 체계로 담아낼 계획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소리의 울림으로 풀어내는 이 과정은 관람객들에게 청각적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두 번째 악장은 영도 바닷가의 옛 선박수리공장을 개조한 스페이스 원지에서 이어진다. 노동과 기계의 흔적이 선명한 이 공간은 바다를 단순한 풍경이 아닌 역사와 정치, 이동의 기억이 중첩된 시적 공간으로 재해석한다. 에블린 사이먼스 감독은 노예무역과 디아스포라 등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 인류의 이동과 그 이면의 현실을 장소 특정적 작업으로 풀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친 기계음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펼쳐지는 예술적 실천은 노동의 역사와 현대 정치의 복잡한 관계를 감각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세 번째 악장의 무대는 폐교된 옛 부산남고등학교다. 감독들은 이 공간을 통해 공교육이 가르쳐온 역사와 지식의 전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학교라는 제도적 공간은 이제 집단적 제작 과정과 커뮤니티 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의 공존 방식을 실험하는 장으로 변모한다. 참여 작가들은 지역 사회와 협업하며 우리가 어떤 역사를 후대에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 나선다. 폐교된 교실과 복도에 울려 퍼질 새로운 합창은 교육의 본질과 공동체의 미래를 묻는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질문이 될 것이다.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집단적 실천과 경험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참여 작가 44팀 중 상당수가 콜렉티브 형태로 활동하며, 사운드와 비디오, 퍼포먼스 등을 초학제적으로 결합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신작 커미션 형태로 제작되는 만큼, 전시의 개방성과 예측 불가능성 자체가 중요한 예술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준 조직위원장은 현대미술의 파동이 물질적 요소에서 사운드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아시아 작가들의 감각을 깊이 있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오는 8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65일간 대장정에 돌입하는 2026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영도, 폐교 공간을 잇는 거대한 소리의 지도를 그린다. 23개국에서 모인 작가들이 빚어내는 '불협하는 합창'은 정제된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동시대의 혼란과 희망을 리듬에 실어 보낼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시각적 자극에 지친 눈을 잠시 감고, 부산의 장소성이 뿜어내는 소리와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소리의 연대가 부산의 가을을 어떻게 물들일지 미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