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 데뷔
2026-04-22 16:54
올여름 극장가와 가요계를 동시에 강타할 기상천외한 신인 그룹이 등장해 연일 화제다. 빨강, 초록, 파랑의 강렬한 원색 의상을 입고 4:3 비율의 브라운관 화면 속에서 능청스럽게 춤을 추는 혼성 3인조 그룹 '트라이앵글'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정체는 오는 6월 개봉을 앞둔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의 주연 배우들인 강동원, 박지현, 엄태구다. 영화 속 설정을 현실로 끌어내 음원을 발매하고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한 이번 프로모션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대중의 '과몰입'을 유도하는 고도의 전략으로 평가받으며 개봉 전부터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대중이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톱배우들의 파격적인 변신에 대한 유쾌한 경악이다. 신비주의의 대명사였던 강동원이 빨간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모습이나, 누아르 영화의 단골 손님이었던 엄태구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90년대 스타일의 랩을 쏟아내는 장면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여기에 박지현이 과거 1세대 걸그룹을 연상케 하는 앙증맞은 센터 비주얼로 균형을 맞추며 완벽한 혼성 그룹의 진용을 갖췄다. 배우들이 보여주는 이른바 '자본주의적 열정'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성으로 읽히며 대중의 호감도를 수직 상승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모션은 관객이 자발적으로 세계관에 참여하는 능동적 소비 문화를 영리하게 파고들었다. 제작사가 트라이앵글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가상의 정보를 담은 페이지를 개설하자,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가상의 팬덤명을 만들고 과거의 추억을 공유하는 척하며 놀이에 동참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오빠들"이라는 설정 아래 쏟아지는 팬들의 2차 창작물과 댓글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는 마케팅 주체와 소비자가 함께 서사를 완성해가는 현대적 홍보 기법의 정점을 보여준다.

이제 남은 것은 6월 3일 극장에서 이 폼 미친 혼성 그룹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일뿐이다. 배우들의 파격 변신과 탄탄한 기획력이 만난 '와일드 씽'은 개봉 전부터 이미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가요계에 이어 극장가까지 유쾌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트라이앵글의 행보는 멀티 플랫폼 시대에 영화 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올여름 가장 뜨거운 신인 아닌 신인으로 등극한 이들의 활약이 스크린 위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권시온 기자 kwonsionon35@trendnewsreaders.com

고 방혜자 화백은 한지나 부직포처럼 거친 질감을 지닌 바탕 위에 천연염료와 황토를 덧칠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생전 어둠과 재난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빛을 전하고자 노력했으며, 그가 묘사한 원형의 도상들은 우주의 근원적인 생명력을 상징하며 보는 이들에게 깊은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방 화백의 작품은 종교와 국경을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영적인 울림을 주었다. 프랑스 파리의 실상사와 서울의 개화사에서는 그의 그림을 불상 뒤의 광배처럼 배치해 경건함을 더했으며, 세계적인 건축 유산인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은 그의 예술성을 인정해 성당 내부를 장식할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을 맡기기도 했다. 소설가 박경리는 생전 그와 깊은 교분을 나누며 그의 그림에서 해 뜨기 전의 아침과 같은 유현한 깊이를 느낀다고 평했다. 이러한 평가는 방 화백의 작업이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 동양적 철학과 서양적 미학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음을 시사한다.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오는 24일부터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국내 국공립미술관 차원에서 처음으로 마련된 방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195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작가가 평생에 걸쳐 제작한 60여 점의 작품과 방대한 아카이브 자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관람객들은 작가 특유의 원형 회화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직후의 어두운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그 안에서 빛을 탐구하기 시작했던 초기 유화 작품들까지 감상하며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인 만큼,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와 세르누치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던 귀한 작품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샤르트르 대성당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빛의 탄생'을 재현한 공간이다. 실제 자연광이 투과되도록 설계된 전시 방식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마치 프랑스 현지 성당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박경리, 이응노 등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은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와 예술적 고뇌를 엿보게 한다.그동안 사립미술관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소개되었던 방 화백의 작품 세계가 이번 국립미술관의 조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 내에서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프랑스 미술계가 일찍이 퐁피두센터 개인전 등을 통해 그를 거장으로 대우했던 것에 비하면 국내의 본격적인 재조명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던 방 화백의 회화적 가능성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그가 평생을 바쳐 추구했던 '빛'의 진정한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방혜자 화백은 어린 시절 물결 위로 부서지는 햇살을 본 이후 평생 그 찬란한 빛을 화면에 담기 위해 고심해 왔다. 이번 회고전은 작가가 세상에 남기고 간 마음의 빛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이다. 동서양의 경계를 허물고 우주적 조화를 꿈꿨던 그의 붓질은 2026년 봄, 청주의 전시실을 찾는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거장이 남긴 200여 점의 자료와 작품들은 이제 한국 미술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로 기록되며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빛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