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의 자유, '존속살해' 김신혜, 극적 무죄 석방

2025-01-07 11:09

 김신혜(47) 씨는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지 24년 10개월 만에 재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 증거 부족과 위법한 수사 절차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000년 3월, 전남 완도의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 씨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위장된 살인 사건의 피해자로 추정됐다. 부검 결과 수면유도제 성분과 높은 혈중알코올농도가 검출되었고, 경찰은 김 씨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노리려 했다고 결론지었다. 김 씨는 체포 직후 혐의를 자백했지만, 이후 법정에서 이를 번복하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자백은 고모부의 강요와 경찰의 폭행, 가혹행위로 인해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김 씨는 경찰 수사 당시 상황에 대해 “체포되자마자 수사관들이 폭언을 퍼부으며 자백을 강요했다. 내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의 말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복 남동생을 대신해 감옥에 가겠다고 했던 것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재심 재판 과정에서 그는 “내가 평생 감옥에 갇혀 살더라도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며 고통스러운 세월을 회상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영장 없는 압수수색과 강압 수사 정황이 위법했으며, 당시 자백과 친척들의 진술도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 씨 아버지의 사망 당시 위장 내에서 약물 복용 흔적이 없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독립적인 사망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석방 직후 김 씨는 “사법체계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경찰과 검찰이 초기에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았다면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부끄럽지 않은 딸로 살았던 지난 세월이 헛되지 않도록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재심은 1심에 대한 것이며, 검찰이 무죄 판결에 불복할 경우 2심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日 강탈한 경복궁 유물, 100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추정되는 편액을 환수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편액은 27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다.경복궁 선원전은 조선시대 궁궐 내에서 왕들의 어진을 봉안하고 의례를 거행하던 신성한 공간이었다. 조선은 충과 효를 통치의 근본으로 삼았고, 선원전은 궁궐 내에서 가장 중요한 전각 중 하나로 여겨졌다. 선원전은 1444년에 창건되었지만 임진왜란 중 전소되었으며, 1695년에는 창덕궁에 새로운 선원전이 마련되어 어진을 봉안했다. 경복궁 선원전은 고종 대에 재건되어 1868년에 다시 세워졌다.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32년, 조선총독부는 선원전을 철거하고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기 위한 박문사를 건립하며, 선원전은 사라졌다. 이 당시 선원전의 편액도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23년 11월, 일본의 한 경매에 선원전 편액이 출품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즉각 경매 중지를 요청하고 협상에 나섰다. 재단 관계자는 “소장자 측에 이 유물은 조선 왕실의 유물이므로 반드시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고 설득한 끝에,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으로 무사히 편액을 들여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일본 경매사 측은 편액의 출품과 관련하여, 1910년부터 1916년까지 초대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경복궁 선원전을 해체해 고향인 야마구치로 이송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경매사는 “해체된 선원전 건물은 1942년 태풍으로 소실되었고, 그 과정에서 붕괴된 건물의 해체 작업을 하던 직원이 편액을 발견해 보관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단과 국가유산청은 이 설명에 대해 “소장자 측의 의견일 뿐,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환수된 선원전 편액은 가로 3.12m, 세로 1.4m 크기로, 검은 바탕에 금빛으로 ‘선원(璿源)’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선원’은 중국 역사서인 ‘구당서’에서 왕실을 ‘옥의 근원’으로 비유한 데서 유래한 뜻이다. 이 편액은 1868년 고종 대에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편액에 사용된 안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경복궁과 창덕궁의 선원전 증건 공사와 관련된 기록들과 성분이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고종 4년(1867년)에 작성된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선원전 편액의 글씨는 조선 후기 문신 서승보(1814~1877)가 쓴 것으로 기록돼 있어, 이번 환수된 편액의 서체도 서승보의 필체로 추정된다.이번에 돌아온 선원전 편액은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고국에 돌아온 7번째 유산이다. 라이엇게임즈는 13년째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의 환수를 후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석가삼존도’와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 등 여러 유물들이 고국 땅을 밟는 데 기여했다.경복궁 선원전 편액의 환수는 100년 만에 이루어진 뜻깊은 일로, 한국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회복하는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